즉, 소음인 음양(陰陽)으로 보면 네가지 체질 중 양(陽)보다 음(陰)이 가장 많으며, 오행(陰陽)으로 보면 오장(五臟) 중 비위(脾胃)의 기능이 가장 약하다. 따라서 소음인이 후천적으로 인체의 균형이 깨지거나 질병에 걸리게 되면 비위의 기능이 더욱더 약해지게 되는 특징이 있다.
그 핵심은 비위가 차갑게되다는 것인데, 비위는 직접적으로 소화와 영양흡수에 관계되므로TV나 신문 등 언론매체에서는 잘 체하거나 설사하면 소음인으로 소개하는 경우가 많다. 소화력이 약하고 몸이 차가우면 보통 체격도 왜소하기 때문에 키가 작고 체형이 아담하면 소음인으로 판단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면 일상생활에서 과연 그럴까?
모두 그렇지는 않다. 소음인 뿐만아니라 다른 체질에서도 소화력이 약하고, 손발이 차며, 추위를 많이 타는 증상들이 나타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체질을 떠나 비위의 역할을 한번쯤 생각해야한다는 것이다. 체질을 떠나 비위의 역할은 아래와 같다.
비위가 약하다는 것은 두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첫번째, 말그대로 소화력이 약한 것이다.
평소 입맛이 없거나 식사를 해도 소화가 더딘 경우가 여기에 해당이 된다. 심하면 역류성식도염이 발생하거나 설사를 자주하게 된다. 더 심해지면 복통이 동반된다. 명치 아래와 배꼽사이 부위가 항상 불편한 경우도 있다.
두번째, 소화는 잘 되더라도 영양흡수가 잘 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는 소화력이 좋아도 영양흡수가 잘 되지않으므로 체력이 떨어지거나 체중이 빠지게 된다. 심지어 건강검진상 이상이 없어도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되면 피로를 빨리 느끼거나 근력이 많이 떨어진다. 잠잘때 허한 땀이 나거나 코피가 자주 나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체질을 떠나 비위의 기능이 약해지면 이러한 증상들이 나타난다. 소음인으로 한정해서 접근해서는 안된다.
그렇다면 체질을 떠나 비위의 기능은 왜 약해지는 것일까?
일상생활에서는 경험할 수 있는 경우로 한정해서 접근해보고자한다.
첫번째, 급체(急滯)
평소 좋았던 비위의 기능이 가장 빨리 약해지는 경우가 바로 급체다. 아주 심하게 체하고 나면 체기가 내려가도 비위의 기능은 많이 떨어진다. 이러한 경우 평소보다 식사량도 적게되고, 식사하는 시간도 더 길어진다. 즉, 회복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되는 것이다. 심한 경우에는 체기가 계속 남아있는 경우가 있다. 아주 심하게 체한 경우 그 이후로 계속 체하는 증상이 반복되는 사람들도 있다.
두번째, 노화(老化)
나이를 먹으면 자연스럽게 비위의 기능이 약해진다. 음식생각이 없어지고 입에 당기는 음식이 없어진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의 고민 중 하나가 바로 맛있는 음식을 봐도 먹고 싶은 욕구가 없는 것이다.
세번째, 출산 또는 수술
여성들에게 출산은 가장 큰 몸의 변화 중 하나다. 출산하는 과정도 힘들 뿐만아니라 하나의 생명을 만드는 과정에 엄청난 에너지 소모가 동반된다. 즉, 엄마 몸에 있는 기(氣)와 혈(血)이 아기에게 가는 것이기 때문에 임신 과정과 출산 과정은 산모에게 몸이 약해지는 요인이 된다. 출산 후 산후관리를 잘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술 또한 인체 기능을 많이 떨어뜨린다. 수술에 대한 공포심도 크고 실제로 몸에 가해지는 스트레스가 엄청 크다.
이러한 증상들이 나타나면 체질에 관계없이 몸이 차갑게 되고 소화력도 약해진다. 따라서 평소 섭생과 운동 그리고 체력 관리를 통해 몸의 균형을 이루어야한다.
이제마선생께서는 체질에 따라 비위의 기능을 보강해주는 처방들을 배치하셨다.
대표적인 처방으로는 태양인의 미후등식장탕, 소양인의 독활지황탕, 태음인의 태음조위탕, 그리고 소음인의 향사양위탕이다. 증(證)과 몸 상태에 따라 한약 처방이 더 세분화되기 하지만 대표적인 처방들을 살펴서 활용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