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내기와 보리베기를 망종 전에 마쳐야 하는데, 아무 것도 안 했네요.
망종이 울린다
거두지 못한 것들이
햇빛 아래 남아 있다
보리였는지
마음이었는지
이젠 구별도 어렵다
망종이 울린다
그 전까지의 게으름을
날짜로 남긴다
절기의 이름으로
남겨진 꾸짖음
해야 했던 일들은
대부분 잊혔고
계획은 새벽이 되었다
6월의 첫 주,
올해의 절반
망종은
그 전까지의 나를
기억하게 만든다
뿌리지도 못한 씨앗과
거두지 못한 이름들
어딘가에
있었다면 좋았을
그 무엇
바닥에 눌려 있는 발자국만
조금씩
말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