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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별 Sep 13. 2023

육지의 하롱베이 짱안

여행 마지막 날, 베트남 항무아의 풍광에 취하다

 귀국 비행 시각이 거의 자정이라 베트남에서의 마지막 날을 아쉬움 없이 꽉차게 보내기로 작정했다.


그래서 다른 사람 눈치보지 않고 우리끼리 오 롯이 즐길 수 있도록 가족 단독 투어를 신청했다.  베트남 유명한 관광지 하롱베이가 아닌, 육지의 하롱베이라 불리 는 ‘짱안’이 있는 닌빈으로 가기로 했다. 짱안은 유네스코 세계복합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닌빈은 하노이에서 남쪽으로 2시간 정도 떨어 져 있는, ‘물의 도시’라 불리는 베트남 북부의 대표적 관광지다. 경관이 아름다워 현지인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석회암이 녹아 형성된 카르스트 지형으로 자연 습지와 석회 동굴 등이 있다.  호텔 조식을 먹고 짐을 챙겨서 로비로 나오니 가이드가 약속 시간  30분 전에 이미 도착해 기다리고 있다. 세 식구 타기에는 미안할 정도로 큰 12인승 차를 기사, 가이드 포함 5명이 널널하게 타고 출발했 다. 가는 동안 가이드는 그동안 내가 궁금하게 여겼던 베트남에 대한  질문에 일일이 답해주었고, 닌빈이 가까워오자 카르스트 지형의 강  풍경과 산봉우리도 세세히 설명해주었다. 비가 와서 물이 불어 닌빈은 더욱 그림 같은 풍경이었다.  


첫 번째 도착한 곳은 바이딘 사원이었다. 건너편 산 위에 있던 옛  바이딘 사원의 모습을 본따 2010년에 세운 사원인데, 동남아에서 가 장 큰 사원이다. 사원 내를 소형 투어차를 타고 돌아보았는데 웅장한  규모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사원 회랑에는 줄 지어 도열한 500개의 아라한상이 있는데, 각각의 모습이 다 달랐다. 가이드는 지나가면서 자기랑 가장 닮은 아라한을 찾아보라고 했다.


긴 회랑을 지나 36톤이나 되는 거대한 청동종이 있는 누각에 이르렀다. 하노이 역사박물관에서 보았던 청동종이 떠올랐다. 그리고 관 세음전으로 가 황금으로 된 화려한 천수관음상을 보았다. 천수관음상 양옆에는 커다란 나무 하나를 통째로 깎아 만든 관음보살상이 하나씩 있었다. 천수관음상과 관음보살상 모두 크기가 압도적이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베트남이 이렇게 장대한 스케일의 문화를 가 진 것이 어쩌면 중국 문화의 영향이 아닐까 싶어졌다.  

12층 높이의 바이딘 사원 탑 올라가면 닌빈의 아름다운 풍경이 내려다보인다 / 바이딘 사원안의 황금불상
바이딘 석조전안에 한 나무로 만든 관세음상이 양쪽에 거대하게 서 있다
항무아 배타기 체험
항무아 풍경이 베트남 스러웠다 ^^
항무아 / 바이딘사원 입구
내 입에 잘 맞았던 월남쌈 스프링롤, 반세오, 분보남보,찰밥등 베트남 음식들
아들과 함께 안방비치에서 패러세일링 평생 남을 좋은 추억이 되었다


바이딘 사원에서 나와 짱안으로 이동했다. 짱안 선착장에는 노를  젓는 배 수십 대가 도열해 있었다. 예상했던 것보다 배 타는 시간이  길었다. 중간에 두 번 사원이 있는 곳에서 쉬었다 가니 두 시간이나  걸렸다. 배를 타고 나아가니 고요한 물결 위로 선경(仙境)이 펼쳐졌 다. 원래는 동굴 탐사도 하는데, 며칠 전 내린 폭우로 수위가 높아져  아쉽지만 밖에서 보는 걸로  대신했다. 뜨거운 태양을 피하느라  펼쳐든 우산 속에서 아들은  지루한지 언제 내리냐고 물 었다. 나는 배 타고 즐기는  풍경에 빠져 무념무상으로  두 시간이 그리 훌쩍 흐른  줄도 몰랐다.


짱안을 뒤로하고 마지막  여정지인 항무아로 향했다. 항무아는 ‘춤추는 동굴’이라는 뜻이다.  486개의 돌계단을 올라가 바위산 전망대에 도착하면 항무아의 카르스트 지형 파노라믹 뷰를 즐길 수 있다. 아침 일찍 짐 챙겨 나오느라 부산했고, 바이딘 사원 경내에서 많이 걸은 데다, 짱안 뱃놀이 때 아름다운 풍광에 취하기도 해서 피로가 몰려왔다. 남편과 나는 아쉽지만 중간쯤에서 멈추고, 아들만 열심히 올라가 환상적인 파노라믹 뷰를 보고 내려왔다. 계단 중간쯤에서  내려다보는 경치도 ‘이것이 베트남이지~’ 할 만큼 충분히 멋졌다.


심 호흡을 하며 아래로 펼쳐지는 항무아의 절경을 가슴에 담았다.  하노이 공항으로 가는 길 창밖으로 지는 석양을 바라보는데 5개월  반의 시간들과 가족과 함께한 마지막 여정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며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었다.


차가 밀렸으나 늦지 않게 비행기를  탔고, 이튿날 새벽 인천공항 고국의 품으로 긴 여정을 마치고 무사히  돌아왔다. (22년 9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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