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플리트에서 4시간 거리지만 가다가 두 번 여권심사를 위해 멈췄다. 같은 크로아티아인데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나라와 나라사이도 그냥 통과하는 유럽에서 왠 일? 하며 짜증도 나는데 사실은 두브르니크는 월경지다. 월경지란 지역이 다른 나라로 둘러싸인 곳을 말한다. 그러니까 두브로브니크는 보스니아와 다른 지역을 사이에 두고 크로아티아 본토와 단절되어 있다. 크로아티아 지도자체가 재밌게 ㄱ자 반대모양으로 꺾여있는데 그 끄트머리에 간신히 붙어있는 게 이 도시다.
도시는 지금도 인구 4만이 안 되는 소도시지만 이탈리아 전신인 베네치아 공화국의 주요 거점 도시로 13세기부터는 지중해 세계의 중심이었다 한다. 결국 10세기부터 베네치아 사람들이 쌓은 성벽으로 먹고사는 도시가 된 거 같다. 성벽을 둘러싼 중세풍 구시가지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지금도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두브르니크는 바다 쪽으로 툭 튀어나온 성벽 있는 구시가지가 요새역할을 하고 나머지 집들은 다 우리나라 부산처럼 다다닥 산 위쪽으로 붙어서 아드리아해를 바라보는 경관은 멋지나 하나같이 계단에서 계단으로 연결된 주택가다.
집에 들어가니 내가 사진으로 보았던 이쁜 정원과 의자가 있고 아파트형 숙소가 아니라 그냥 아파트라 또 한 번 놀란다. 며칠 묶는 여행자에겐 그냥 동선이 편한 원룸식 아파트형이 좋은데 이건 침실이 있고 복도 지나 부엌이 있고 또 복도 지나 거실이 있고 욕실과 침실은 반 바퀴 떨어져 있는 전형적 유럽식 아파트다. 어쩌랴 장점이 곧 단점인데 하면서 암튼 여행하니 다양하게 체험한다 싶다.
아주머니 테라스로 레모네이드 한잔 타 오시고 설명을 잘게 길게도 해 주신다. 이름이 Vanja 반야로 발음한다기에 반야는 불교식 용어로는 최고의 지혜, 깨달음을 말한다며 차암 좋다고 하니 놀라신다.
부지런히 날씨검색을 하니 이틀 비 소식이라 나가서 휘리릭 둘러보고 대충 9 천보 걷기 달성하고 바다를 보니 생선이 먹고 싶어 두브로브니크의 메인 거리 스트라둔 골목 레스토랑가에서 생선모둠요리를 시켰다.
생선 스테잌, 통마리, 새우, 홍합에다 오징어튀김까지 빵 한 조각 안 먹고도 못 일어날 정도로 배가 부르다. 슬슬 걸어서 다시 거리를 걸어 나와 걷다 오노프리오 분수에서 콸콸 나오는 물을 보니 생선 먹고 손을 안 씻은 게 생각나 손을 씻으며 이렇게 물이 항시 나오는 분수를 생각하고 만들다니 그 옛날의 만든 그 사람들에게 나도 고마움을 느껴본다.
비가 오지 않는 날. 두브르니크 성벽 걷기. 바닷가 레스토랑에서 멍 때리기 바람 쐬기를 하며 며칠을 푹 쉬었다.
숙소집 올라오는 계단, 그래도 완만한 계단이다
성벽은 10세기부터 짓기 시작했다
계단 위에서 바라보는 구 시가지와 아드리아해
도시의 메인인 스트라둔 거리 항구 쪽까지 거의 300미터 펼쳐져있다
성안에서 절벽카페 가는 길에
한국에 꽃보다~티브이에서 나와 유명해졌다는 부자(절벽) 카페
생선 스테이크 제치니 오징어 튀김이 많다.
둥근 분수대 모습 ~사자 아닌 황소모양이다, 손으로 해물 집어먹고 나오면서 손 씻고 그 옛날에 이런 분수를 만든 사람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두브르니크 성벽 걷기 하면서 위에서 찍은 시내와 거리 뷰
저 안 구멍에서 지켜보고 보초를 쓰던 곳
빨래를 널려있는 골목길~ 어디나 관광지이기 이전에 삶의 일상터전이다
우리도 이제 보기에도 아름다운 건물을 지을 순 없을까. 우리나라 실용만 생각한 아파트, 관공서, 학교등 죄다 네모건물들은 갑갑하다 ㅠㅜ
이렇게 툭 튀어나온 구시가지다. 바다로 오는 적을 막으면 되니 튼튼하게 지었다
산 쪽으로 가는 계단 있는 골목과 바다 쪽 평평한 골목, 이리저리 둘러보며 좁은 골목길 걸으면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