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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현정 Oct 19. 2023

우리의 손길로 행복을 짓다

셀프 조경 & 썬룸시공으로 2000만원 절약하기

셀프 정원 만들기로 1000만원 SAVE:

집도 데크도 완성되어 이제는 좀 웬만큼 정리가 되었다. 하지만 차를 세우고 마당에서 집까지 걸어 들어가는 길이 질퍽거리고 안좋아서 코코아매트를 깔았다. 하지만 사람욕심이란 끝이 없다. 이걸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ㅠㅠ


전원주택의 로망은 누가 뭐래도 잔디밭이 아닐까? 하지만 실상은 귀찮아서 살다 보면 다들 현무암판석으로 다 바꾼다. 장마철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잔디를 깎아야 하는 것이 부담되는 건 사실이다.ㅜㅜ 하지만 예전에 타운하우스 살 때도 작은 잔디밭이 있어서 참 좋았다. 장마철에 잠시 방치되긴 하지만 그 때의 기억을 되살려 이번에도 작은 마당을 만들기로 했다.



1단계: 마사토 깔기

첫 번째 해야 할 일은 마에 마사토 깔기다. 지금은 마당은 산에 있던 흙이라 비가 오면 곤죽이 되었다. 그래서 마사토 15톤을 두 차 주문했다. 모래차가 도착해서 마당 중간에 내려달라고 했는데 그것부터가 실수였다. 가운데 있는 모레를 끝으로 보내서 평평하게 만들어야 했다. 삽과 갈퀴를 사용해서 옆으로 옮기며 퍼내도 끝이 없었다. 옆집 지인이 와서 도와주었지만 모래산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트럭으로 끝에서부터 조금씩 이동하면서 모래를 내렸어야 했다. 삽이 아닌 포클레인을 불렀어야 했다.ㅜㅜ 이 정도쯤이 야하고 만만히 봤던 우리는 이틀 내내 모래만 퍼 날라야 했다.



마사토 지옥에서 모래산을 평지로 만드느라 판다님은 한동안 허리를 펴지 못했다. 마치 공사장에 팔려온 일꾼 같았다. '레미제라블' 노래가 생각나는 건... 기분 탓일까?



포클레인이 와서 했으면 반나절이면 끝났을 일을... 삽과 흙지게로 이삼일을 마사토와 씨름 끝에 평지를 만들게 되었다. 해피도 신이 나서 뜀박질 한판!



2단계: 나무 심기 & 디딤석과 경계석

며칠 동안 열심히 조경 관련 유튜브를 탐독해서 정원을 미리스케치했다. 이제부터는 돌과 나무 쇼핑이다! 양평 나무시장에 가서 신나게 이것저것 골랐다. 남편은 어디에 다 심을 거냐면서 투덜대면서도 '너 하고 싶은 거 다 해'라고 한다. 츤데레인가?  


트럭 한가득 나무를 실어 보내고 돌마을에 가서 디딤석과 경계석을 주문했다. 하지만 배송비는 모두 추가 부담이었다ㅜㅜ 판다님은 양평에서 살려면 트럭이 필요하다면서 차를 트럭으로 덜컥 바꾸었다.!!!그래서 우리는 세컨카가 트럭이 되었다.



머릿속에 미리 그려놓은 그림으로 나무를 먼저 심었다. 나무를 둘레로 사구석으로 경계를 만들었다. 다음으로는 현무암디딤석으로 길을 내었다. 상상했던 정원이 하나씩 실현되니 마치 게임미션을 달성하는 것 같기도 했다. 재미는 있었지만 힘은... 엄청 들었다. 두 번은 못하겠다ㅜㅜ



3단계: 잔디 식재

다음은 잔디 깔기다. 돌길 사이사이에 잔디를 잘 맞추고 오려서 놓으면 된다. 칼과 정원가위로 열심히 가위질을 했다. 잔디 아래로 흙이 다닥다닥 붙어서 어찌나 무겁던지... 이쯤 되니 우리가 셀프로 하는 게 잘하는 짓인지 후회되기 시작했다. 그래도 끝까지 해야지...



아침에 시작한 일이 어스름해질 때쯤 거의 끝나 갔다... 미리 준비한 태양광들까지  설치해 두니 제법 운치가 있다. 일주일 동안 흙과 돌과 풀과 사투 끝에 정원시공이 마무리되었다. 마무리된 모습을 보니 참 뿌듯했다. 이게 우리가 셀프로 한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맘에 쏙 들었다!



공사를 위해 내려다 놓았던 카라반도 제자리에 올려다 놓고 레티스를 이용해 대문도 만들었다. 이제는 목수님이 다 되어 대문도 뚝딱 만들었다. 갑자기 없던 문이 생기니 보리도 나가면 안 되는 걸 아는지 문 앞에서 서성였다. 고민 끝에 우리의 세컨하우스 이름을 짓고 간판도 주문해서 달았다.


"동화마을 J.S.A (Joyful & Sweet & Area) House"

 JH & HJ & SH & AH 우리 가족의 이니셜을 조합해서 만들었다.




셀프썬룸 시공으로 1000만원 SAVE:


테크랑 홈카페시공으로 자신감을 붙은 판다님께서 썬룸을 시공한다고 한다. 헐~ 그건 집짓기 수준인데?!

썬룸 견적으로 대략 2200 정도 받았는데 어떻게든 절약해 보겠단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 공사해야 하는 '주경야공사'다. 고생스러울까 걱정인데... 자신감 뿜뿜이니 믿어봐야겠다.



1. 기둥 & 서까래시공: 기둥 세우기 ->기둥 위에 헤더 올리기 -> 벽체에 가로바 붙이기 -> 서까래 얹기

퇴근하고 밤이 되면 공사를 시작한다. 기둥을 세우고 헤더를 세울 때는 혼자 하기 힘들어 옆집지인이 도와주었다. 혼자서 사부작사부작하는 모습이 대견스럽다.



2. 지붕 만들기: 서까래 위에 삼목루바(내장재) 얹기 -> 리얼징크 패널(100mm) 얹기

지붕을 덮기 위해 서까래 위에 삼목루마를 얹었다. 삼목루바는 내장재이고 그 위에 단열재를 포함한 리얼징크를 얹는 시공을 했다. 리얼징크는 진짜징크가 아니고 진짜 같은 징크란다...ㅋㅋ

지붕만 있어도 비도 안 맞고 너무 좋다! 너무 공사를 잘해서 점점 믿음이 가는 판다님^^



3. 바닥시공 : 기존바닥 제거 -> 새로운 방부목에 우드스테인 바르기 -> 새로 바닥시공

기존에 데트시공했던 방부목이 1년 동안 비와 햇빛에 뒤틀리고 낡았다. 꼼꼼하신 판다님은 바닥을 걷어냈다. 새로 주문한 방부목에 우드스테인을 꼼꼼하게 바르고 다시 시공을 했다. 바닥 스테인 색이 넘 예쁘다.



3. 벽체 세우기: 나무재단하기 -> 창문틀 만들기 -> 벽체 합판 붙이기

벽체를 세우기 위해 나무를 재단하고 조립하더니 벽이 만들어졌다. 마치 레고 같다. 원래 판다님은 레고를 잘했다. 그 실력으로 집 짓기를 하는 건가 싶기도 하다. 옆에서 구경하는 재미가 난다. 나는 커피와 간식 심부름하면서 보조 역할을 했다.



4. 폴딩도어, 방화문 설치

폴딩도어는 전문업체를 통해 시공했다. 미리 와서 견적을 내고 제작해서 주말에 시공해 주었다. 오전에 오셔서 4시간 정도 걸려 폴딩도어를 설치해 주고 갔다. 문을 달고나니 참 아늑한 느낌이었다. 방화문은 판다님이 직접 설치했는데... 왜 유리문이 아니냐고 뭐라 했더니, 예산을 위해 당근 했다고 하길래... 아무 말 못 했다.ㅜㅜ



5. 외장마감, 임시창호설치

얼마 전 내 생일이라 손님을 초대해서 부랴부랴 외장마감과 인시로 창호 설치를 했다. 아빠랑 딸이랑 둘이 나란히 일하는 모습이 참 사랑스러웠다. 고마워~딸^^



6. 임시조명설치: 이케아 신넬리그

조명을 어떤 걸 할까 고민하다 이케아 라탄조명으로 결정했다. 조명을 설치하고 켜니 운치 있고 더 아늑해졌다.



판다님이 이달 말에 시험이 있어서 썬룸은 아직 완공이 안되었다. 단열과 내장루바마감을 해야 한다. 미완성이지만 함께 밥먹고 차마시고 공부하는 다이닝룸이 되었다.

 


조경은 견적이 보통 1000만원 이상이 든다. 셀프조경으로 나무와 모래, 돌, 잔디 등의 20%정도 기본재료비만 들어서 시공비를 아꼈다. 썬룸견적은 2200만원정도인데 목재+폴딩도어시공에 들어간 금액이 반이상 절약했다.

나머지는 판다님과 나의 인건비였다. 고급인력들~ㅋ 이렇게 셀프시공을 하면서 2000만원 이상 줄인 것도 좋지만 우리 손길로 하나씩 변해가는 집을 보는 것만으로도 하루하루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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