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란 무엇인가? 어떤 사람은 여행이라고 한다. 어떤 사람은 장거리 경주라고 한다. 어떤 사람은 '삶은 한 방'이라고 한다.
내가 그간 살았던 삶은 장거리 경주에 가까웠던 것 같다. 남들의 삶과 비교해 우월함이 보여야만 만족하는 삶이었다. 지금 와서 그런 삶이 잘못됐다고 말하지는 않겠다. 아무튼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던 원동력은 남들과 비교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월함을 확보하지 못하자 내 삶은 무가치해졌다. 나 자신을 기쁘게 하지도 못했고, 나에게 기대를 품는 남들을 기쁘게 하지도 못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경쟁의 결과 행복을 얻어야 하는데, 우위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나를 옭아매서 행복을 느낀 적이 없던 것 같다. 고통스러운 경험은 "인생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다시 던졌다. 나는 남들의 인생론을 들여다보았고, 그 결과 내 인생의 문제점을 알 수 있었다. 마음가짐이었다.
캐럴 드웩의 「마인드셋」에 의하면 사람이 자기 인생을 대하는 마음가짐은 둘로 나뉜다. 하나는 '고정 마인드셋'이다. 이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들은 사람의 자질이 불변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이 사람들의 일생의 과제는 변치 않을 자신의 자질을 최대한 증명하는 것이다. 증명이 잘 풀릴 때 이 사람들은 행복하다. 문제는 잘 안 풀릴 때이다. 고정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들은 위기에 처했을 때 자신의 밑천이 다 드러났다고 믿는다. 그래서 위기에 잘 대처하지 못하고 부정적인 생각을 품게 된다. 이 마음가짐은 내가 성적이 떨어졌을 때 가졌던 것과 정확히 일치한다. 나는 평점과 가치를 동일시했다. 그래서 결과를 못 내는 내 인생을 부정적으로 바라보았다.
또다른 마음가짐으로 '성장 마인드셋'이 있다. 이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은 성장을 믿는다. 자신이 지금은 부족하더라도 언젠가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믿으며, 재기를 위해 주변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배운다. 이들에게 고정된 결과는 없다. 성장의 과정만이 남을 뿐이다. 캐럴 드웩은 두 성향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만약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들처럼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믿음을 갖는다면, 현재 자신의 능력에 대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얻고자 하지 않겠습니까? 비록 자신의 현재 수준이 실망스럽더라도 말이지요. 뿐만 아니라 당신에게 배우려는 의지가 있다면, 효율적인 학습을 위해 현재 가진 능력을 분명하게 파악하길 원할 겁니다. 그러나 고정 마인드셋을 가졌다면, 당신의 소중한 능력에 대한 결과가 좋든 나쁘든, 필연적으로 왜곡된 해석을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평가 결과를 과장하거나 축소하고, 다른 이유를 들어 변명하려고 한다면 당신은 자신에 대해 결코 제대로 알 수 없게 됩니다."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가 「마인드셋」에서만 하는 이야기라면 두 성향에 관한 이야기가 긍정을 강조하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로 들렸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마인드셋」은 많은 책에서 인용되는 책이다. 더구나 「마인드셋」과 같은 이야기를 하는 똑같은 베스트셀러가 있으니, 수잔 애쉬포드의 「유연함의 힘」이다.
이 책이 말하는 유연함은 '배울 기회를 찾는 능력'이다. 누구나 사건을 겪지만, 사건을 통해 성장하는 사람은 소수이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성찰하지 않고 받아들이기만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핵심은 이 문장이다. "경험 자체는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경험에서 배우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간단한 영어로 "일하는 동안 깨어있으라."라는 뜻의 "Rise and Grind."로 말하기도 한다. 「멋진 신세계」로 유명한 작가 올더스 헉슬리도 비슷한 말을 했다. "경험은 단순히 당신에게 일어난 일이 아니다. 당신에게 일어난 일로 무엇을 하는가가 바로 경험이다."
이 책은 「마인드셋」에서 제시한 성장 마인드셋 개념을 '학습 마인드셋'이라는 개념으로 변용한다. 문제가 닥쳤을 때 절망하지 않고 극복하기 위해 주변의 모든 것으로부터 배우는 마음가짐이다. 그래서 두 개념은 큰 차이가 없다. 이 책은 독자에게 일상과 함께 성장하라고 요구한다. 삶의 모든 경험이 교훈을 줄 수 있으니, 삶의 경험들을 꼼꼼히 성찰하라고 말한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오히려 성장하기 위해 자신의 삶을 가지고 실험을 해보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두 책을 종합해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자신의 가능성을 한정된 것으로 생각하지 말고, 지금의 부정적인 결과를 다음을 위한 과정으로 생각하라. 마음을 열어서 주변의 쓴소리를 자신의 거름으로 삼아라." 삶의 위기에 처한 나에게 이 말은 금언으로 느껴진다. 내 대학 생활 말엽은 과정도 결과도 안 좋았지만, 그런 경험이 있었기에 오히려 다음 학기에 극복하려는 의지가 샘솟아서 지금 이런 고찰을 하고 있지 않은가. 나에게 헛된 시간은 없었다. 오히려 좋은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이제부터 공부를 할 때 쫓기는 기분을 배제하려 노력할 것이다. 공부는 나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며, 평점은 내게 교훈을 주기 위해 부여된 것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경쟁은 학년 사이에서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나와 내일의 나 사이에 벌어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 당장 성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에디슨이 천 번의 실패를 겪고도 천 번의 단계를 밟아 전구를 발명했다고 표현했듯이, 나는 단계를 밟고 있는 것으로 믿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