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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석동 연못시장

by 함문평

흑석동 연못 시장 복덕방에 모이는 노인들은 전직이 다양했다.


전직 기자, 전직 파출소장, 가경 선생처럼 전직 아편장사, 전직 밀항 안내잡이 선원 등 다양했다.


지금은 연못시장 자리가 아파트단지로 변했는데 그 시절은 재래시장이었다. 생선가게 쌀가게 채소가게 복덕방 정육점까지 다양했다.


나이 들어 복덕방에 모이는 노인 전직이 화려한 것은 소용없었다.


전직 금두꺼비 보다 현재 내 주머니에 복덕방 인원들에게 짜장면을 낼 수 있는 사람이 가장 폼나는 사람이었다.


그런 면에서 가방끈이라고는 서당밖에 없는 선생이 대졸 출신에게 짜장면 대접한 날은 돈을 쓰고도 흐뭇해하셨다.



한강 하류 용화사에서 소대장을 하는 중에 수도방위사령부로 전출 명령이 났다. 키가 큰 장교들은 수방사 직할부대 30단, 33단, 35단으로 가고 키가 172인 함 중위는 ㅇ ㅇ사단 신병교육대 인사장교 겸 교관이 되었다.


훈련병 600 명이 들어오면 은하수 한신도를 반반 팔아야 하는데 내가 일직사령인 날은 내무반장들에게 지시하여 담배를 훈련병 원하는 대로 팔게 했다.


관리관은 호들갑을 떨었다. 한산도 누구에게 파냐고 따졌다.

걱정 마라.

내가 팔아준다고 담뱃값을 바로 관리관에게 10만 원 주고 한산도 큰 거 한 박스를 내 숙소에 이동시켰다.

강림노인회관 가경 선생 앞으로 한산도 담배 1000갑 들이 박스를 3.6.9.12월에 보내드렸는데 그때는 가경 선생이 최고 어른 문평은 최고의 손자가 되었다.

이거 천 갑들이 사게 된 동기는 훈련벙 600 명 입소했는데 충성마트 관리관 상사는 은하수와 한산도를 반 반으로 팔라고 했다.


함문평 중위가 일직을 하면서 내무반장 하사들에게 은하수 한산도 구분 없이 훈련병 원하는 대로 구매시켰다.

훈련병 퇴소식 전에 은하수는 재고 0이 되었고 한산도는 재고 1000갑이 되었다.


계급이 깡패라고 나이는 어리지만 중위 계급 나에게 관리관 박 상사는 월남전 참전 휘장을 자랑해도 중위에게 심한 말은 못 하고 이거 재고가 천이 면 너무한 거 아니냐기에 걱정 마라 재고 0 만들어 준다고 하고 내 봉급에서 까고 강림노인회관 가경 선생님 앞으로 건영 정기 화물로 보냈다.


경로당은 난리가 났다.

가경 선생은 노인들에게 주머니에 여러 갑 가지고 가지 말고 한 갑씩만 가져가면 이거 1/5 이하 되면 우리 장손이 또 보내준다고 말씀하셨다.


그 사건으로 강림노인회관 생긴 이후 그 마을 최고의 손자가 되었다. 전출 가는 부대마다 관리관들은 한산도 담배 재고처리에 고심했는데 손자가 전입 가는 부대는 주기적으로 한산도 천 갑을 처리해 주니 관리관들이 나를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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