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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안하다 May 30. 2023

처음 살아보는 인생이라 서툰 자신에게 안부를 묻다

오늘 건넬 문장: 『괜찮아, 사랑이야, 노희경 (북로그컴퍼니)』

그럴 수도 있.

당신과 나, 모두 인생이 처음이니까.




나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었던 시절,

누군가가 내 삶에서 맡은 역할을 얼마나 잘하는지가 중요했다. 내가 누군가의 삶에서 맡은 역할을 잘 해내는 것보다. 

받고 싶은 마음이 주고 싶은 마음의 자리를 점거하기 시작하면서 주변 사람이 나에게 보내는 성의가 한없이 모자라다고 느꼈다.

"어떻게 엄마, 어떻게 언니, 어떻게 동생이, 어떻게 친구..."

특히 자주 내뱉던 말, "어떻게 어른이 저래. 어른이 어른 지 않아."


나만은 다를 줄 알았다, 어른이 되면.

누군가의 딸로,

누군가의 자매로,

누군가의 친구로 한 치의 오차 없이 완벽하게 살 줄 알았다. 참으로 오만방자하기 그지없다.


완벽은 무슨, 턱도 없다. 부족하고, 모자라고, 빈틈 투성이다, 누군가의 삶에서.  

타인에게 내 존재를 부정당하고 스스로 자책감으로 물들어갔다. 동시에  자신잃어갔다.


어른이 된다는 건, '나'로 존재하기보다는 점점 누군가의 삶의 일부가 되기 위해 힘쓰는 시간들이 모이는 것임을 어른이 되고 나서야 알았다.

누군가에게 어떤 존재가 된다는 것이, 책임지고 역할을 수행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그 삶의 일부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이제는 안다. 어제오늘도 실패했기에.


어린 시절 만난 어른들에게는 사과와 고마움을 담아, 어른이 된 친구들에게는 서로 다독이는 의미로 노희경 작가님의 대사를 선물하고 싶다.


“해수야, 내가 어디서 들은 말인데, 세상에서 제일 폭력적인 말이 남자답다, 여자답다, 엄마답다, 의사답다, 학생답다 뭐 그런 말들이래. 그냥 다 처음 살아보는 인생이라서 서툰 건데, 그래서 안쓰러운 건데… 그래서 실수 좀 해도 되는 건데….”

『괜찮아, 사랑이야, 노희경 (북로그컴퍼니)』


'-답다' , '-는 -다워야지.',  

다른 존재의 삶에 일부가 되어가는 이라면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말들. 실수하는 자신을 용납하지 못하게 만드는 말들.

노희경 작가님이 쓴 대사는 그게 얼마나 폭력적인 말인지, 상기시켜 준다.


아름답다 = 나답다


'-답다'라는 말은 다른 주어말고 오로지 '나답다(=아름답다)'로 한정하는 건 어떨까.

옛 어른들은 '나다운 것''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자신이 귀하게 여기는 가치를 간직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걸 옛 어른들은 알고 계셨던 것 아닐까.


값진 생각을 본받아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갈 때 미숙하기에 실수할 수 있다는, 당연 사실을 잊지 말고 고통받는 시간을 줄여 자신에집중하는 시간을 늘려가 보는 건 어떨까. 자책하지도, 서운해하지도 말고.


한줄한줄 쓰다 보니, 

'나답게' 살아가자 하는 서로를 존중하며 안온하게 살아간다면 우리네 인생이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여러분들도 오늘 밤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신에게 너 정말 괜찮으냐 안부를 물어주고, 따뜻한 굿나잇 인사를 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럼… 오늘 밤도 굿나잇, 장재열. 16화 中




오늘도

수고했어요. 주어진 역할을 해내느라. (토닥토닥)


오늘 밤에는 오롯이 ''로 존재하기 바랍니다.

자신에게 안부를 묻고 굿나잇 인사를 하면서

안도와 다독임으 수놓 '아름다운'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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