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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 Jun 10. 2024

편지 넷, 사랑하는 딸에게

2012년 4월 7일, 아기산수유꽃이 노란 향기를 머금은 계절에


사랑하는 딸! 그동안 잘 지냈니?

아빠는 지난주에 산길을 걸으며 무슨 꽃인지 모르지만, 아직 다른 나무들은 잎도 나오지 않고 죽은 것처럼 메말라 있는데 그중 작은 한 나무에 꽃봉오리가 움트는 것을 보고 생명의 경이로움을 느꼈단다. 


이번 주에 그 꽃이 궁금하여 다시금 그 산길을 따라 그 꽃을 찾아갔을 때 꽃은 활짝 핀 얼굴로 아빠를 반갑게 맞이했단다. 아빠는 노란 꽃의 생그러운 얼굴을 보고 아기 산수유꽃이라는 것을 알았단다. 그 작은 몸에서 어쩌면 이렇게도 봄의 생명력이 강하게 느껴지는지.. 


산수유 꽃 같은 딸아!

아빠는 지금 이 편지를 쓰면서 새삼 감사한 마음이 가득하구나. 너의 열일곱 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이 편지를 쓰다 보니 너의 젖먹이 시절부터 아장아장 걷던 모습 그리고 유년 시절과 초등 시절, 부산으로 떠난 중학교 시절과 지금의 너의 모습들을 떠올리며, 이렇게 바르고 착하게 그리고 맑고 건강하게 잘 자라주어 고맙다는 말과, 사랑한다는 말과, 행복하라는 말을 아빠의 사랑을 가득 담아서 보내고 싶구나.


딸아! 

아빠는 오빠와 너를 무척 사랑하지만, 사랑하는 마음만큼 충분히 뒷바라지를 못 해준 것 같아 늘 마음이 미안하구나. 그래도 잘 자라준 너희를 생각하면 고맙고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딸아!

이제 오빠도 한 가지 목표를 세우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이 곁에서 보기에 참 흐뭇하구나. 우리 딸도 어린 나이에 부모 곁을 떠나 꿈을 찾아 당당하게 그리고 꿋꿋하게 한 걸음 한 걸음 인내하고 절제하며 희망을 가지고 걸어가는 모습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사랑하는 딸아!

엄마, 아빠 없는 먼 곳에서 생일을 또 맞이하는구나. 그런 너를 생각할 때 아빠 마음이 좀 아쉽고 아쉽구나. 멀리서나마 너의 생일을 축하하며 축복하고 사랑한다. 5월에 집에 오면 생일 축하 파티 모아서 해 주마. 그때 만나서 즐겁고 행복한 시간 갖도록 하자.


너의 비전이 지금은 볼품없는 돌덩이처럼 보이더라도 앞으로 반짝반짝 보석처럼 빛나는 그날이 꼭 오리라고 아빠는 믿는다. 고난 없이는 성공을 이룰 수 없고 눈물 없이는 가치 있는 삶의 목표를 이룰 수 없음을 늘 기억하고 오늘도 최선을 다하자. 


만나는 날까지 건강하게 잘 지내길 바라며. 늘 너를 기도로 응원한다.


오랜만에 펜글씨로 편지를 쓰려니까 글씨체가 엉망이구나. 그럼 이만 편지를 끝맺을까 한다. 사랑한다.


2012년 4월 7일

아기 산수유꽃 노란 향기 머금고

아빠가 사랑하는 딸에게


산수유꽃색 편지지에 담겨 온 사랑




먼 곳에서도 늘 저를 응원해 주는 부모님이 계셨기에 저는 먼 타지에서도 씩씩하게 지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떤 상황이든, 내가 어떤 모습이든 한결같이 나의 편이 되어 응원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인생 속에서 세차게 부는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는 든든한 버팀목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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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늘 응원해 주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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