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급하진 않았지만, 급하게 들어간 중소기업

1년 간의 백수생활 끝, 딱히 급하진 않았지만 급하게 들어간 중소기업

by Alex

까마득한 10년 전 나는 오히려 파릇파릇한 26살,

막 대학교를 졸업하고 넓은 삶을 바라보기 위해 배낭여행 계획을 준비하는 백수였다.

술에 절어 브레이크 없는 삶이 계속 반복되기를 6개월, 잊고 있었던 배낭여행의 준비를 시작하고 교사자격증을 활용한 시간 강사를 일을 통해 번 돈으로 우여곡절 끝에 3주간의 배낭여행을 잘 다녀왔다.

그리고 영원할 것만 같았던 아버지의 명예퇴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아버지께 감사 문자를 보냈다.


“아버지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이제 아들도 제 앞가림 잘하겠습니다.”

“걱정마세요.”


문득 걱정되었다, 내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울타리 안에서 편히 살던 내가 이제 굶어 죽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으로 동네 형의 추천과 함께 고용노동부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준비를 시작하였다. 전산회계학원에 등록하여 열심히 자격증 공부와 함께 상담을 받고 있었고, 포털사이트 검색을 통해 꾸준히 직업을 찾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러던 중 마주하게 된 연봉이 많은 영업관리직, 직업탐색이고 뭐고 나는 일단 지원하였다.





“1차 서류전형에 합격하셨습니다.”

“2014년 0월 0일 00:00에 면접이 있을 예정이오니, 시간 맞춰서 와주시기 바랍니다.”


이럴 수가! 처음 지원한 회사에 바로 서류 합격하다니, 이건 기적에 가까웠다. 그리고 다가오는 면접일, 급히 면접준비를 하고 면접을 보러 간다.


“문돌이 안전관리자님,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몇 없는 질문 속, 마지막으로 나를 어필 해야 한다.” 라는 생각과 함께 마지막 혼신의 힘을 다해 모든 것을 쏟아냈다.

“저의 장점은 실천력, 그리고 부지런함입니다. 처음이지만 누구보다 잘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렇게 나의 첫 면접은 끝났다.

아, 망했다. 친구와 함께 소주를 한잔한다.

“아 OO아, 취업준비가 쉽지가 않구나.” , “진짜 열심히 해야겠다.” 그리고 나와 친구는 말없이 소주를 온몸으로 적신다. 그렇게 한 잔 두 잔, 의식이 흐릿해질 때쯤, 문자 한 통이 온다.


“문돌이 안전관리자님, 최종합격 하셨습니다. 2014년 0월 0일 00:00까지 출근해주세요.”


생각보다 기쁘지는 않았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뿌듯했다.


“아! 내가 드디어 사회생활을 시작하는구나.” 복잡한 감정과 함께 사회생활의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첫 출근과 함께 시작된 업무의 시작, 그리고 좋은 날

상시근로자 50인 정도의 중소기업으로, 500억의 매출을 기록한 제조업의 회사의 영업관리직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영업부 직원은 총 9명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내가 주로 하게 될 일은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의 1차 민원담당(?)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업체에서 요청하는 사항이 있으면, 확인 후 필요 물품을 공급해주고 필요 제품에 대해 요청받으면, 설계부서 및 생산부서와 확인하여 납기일정에 맞춰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었다.


처음에 메인으로 담당하는 업무는 없었고, 부사수의 역할을 수행했다. 다행히 사수분이 너무 친절하시고, 같은 대학 출신이었다. 나를 친동생처럼 대해줬고 나도 열심히 배웠다.


그렇게 배우기를 1달, 드디어 월급이 들어왔다. 당시 월급은 세금 제외하고 250만원 정도로 기억한다. 호기롭게 100만원 짜리 적금과 10만원 짜리 적금 2개를 가입하고, 부모님께 용돈도 드린다. 부모님은 내가 준 작은마음에 매우 기뻐하셨지만, 마치 내가 태어나고 첫걸음 하는 모습을 보는 것과 같이 무엇인지 모를 감정으로 걱정 하시는게 느껴졌다. 그땐, 몰랐다! 이 혹독한 사회를, 나는 그저 많은 월급에 기뻤다. 그리고 또 일에 몰두했다. 마냥 재밌기만 했다. 사회에 나왔지만 사수라는 울타리가 있어 나는 아직 안전했다.그리고 나이대가 비슷한 직원들과의 친목도 너무 좋았다. 술도 자주 마시고 같이 여행도 다녀왔다. 행복한 나날이었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발생하게 된 이직 욕구

그러던 중 하나의 사건이 발생하게 되었다. 사회생활 3개월도 되지 않은, 첫걸음을 뗀 나에게는 매우 큰 충격이었다


그 중심에는 부장님이 있었다.

“좀 제대로좀 하세요, 이런식으로 하면 더 이상 거래 못합니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희 측의 잘못이 아닙니다.”

“후, 말이 안통하네요.”

전화를 끊고, 잠시 후 상무님의 전화기가 울린다.

“상무님, 이런식으로 하시면 저희는 일 못합니다.”

“죄송합니다, 최대한 빠르게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이윽고, 부장님이 상무님께 불려간다. 그리고 상무님은 부장님을 쏘아댄다.

갑질의 순간을 처음 보는 순간이었다.

행복했던 나날들이 지나고 막연한 두려움과 함께 갑자기 고민이 된다.

“내가 과연 50살이 되었을 때, 갑질에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까?”

계속 고민해본다, 자신이 없다.


그렇게 2개월 만에 이직 준비를 시작한다.

본격적으로, 인터넷 탐색과 대학 선배들을 만나, 고민을 털어놓으며 어떤 직무를 선택해야 할지 생각해본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남들을 돕는 것을 좋아한다: 오지라퍼

어떤 회사를 가더라도 똑같은 업무를 하고 싶다: (당시)큰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 2가지를 고려해보았을 때, 경영지원팀이 나에게 맞는 것 같았다. 그래서 창원지역의 경영지원팀이 있는 곳으로 입사지원서를 쓰기 시작했다.






1개월간의 자기소개서 작성, 잡코리아, 사람인 등 포털 사이트에서 관련 업무와 관련된 일자리 찾기 등 꾸준히 노력하였고 운이 좋았는지, 나름대로 준비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으나, 집 근처 인사총무팀 담당자로 면접을 볼 기회를 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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