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소리튜닝 21
"엄마", "맘마", "마음", "몸"
이제부터 시각과 촉각을 여러분 입에 집중하세요.
그리고 위의 낱말들을 하나씩 소리 내서 읽어보세요.
"엄~마~", "맘~마~", "마~음~", "몸~"
거울로 입을 보면서 한번 더 해보세요.
"엄~마~", "맘~마~", "마~음~", "몸~"
뭐가 느껴지시나요?
두 입술이 닫혔다 열렸다를 반복하는 게 느껴지시나요?
오늘 함께 느껴 볼 자음 소리는 입술에서 만들어지는 소리예요.
더 정확히 말하면 '입술에서만' 만들어지는 소리예요. 혀로는 절대 만들 수 없는 소리입니다.
그래서 쉬운 말로는 '입술소리', 어려운 말로는 '양순음'이라고 부릅니다. 저는 '양순음'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입술의 움직임을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엄~마~" 하고 천천히 소리 내 보세요. 그리고 입술의 움직임을 관찰해 보세요.
떨어졌던 입술이 붙으면서 "엄~" 소리가 만들어집니다.
붙었던 입술이 떨어지면서 "마~" 소리가 만들어집니다.
"맘~마~" 하고 천천히 소리 내 보세요.
붙었던 입술이 떨어지면서 "마~"소리가 나고, 떨어졌던 입술이 다시 붙으면서 "맘~"소리가 완성됩니다.
붙었던 입술이 떨어지면서 두 번째 음절의 "마~" 소리가 만들어집니다.
하나 더 해볼게요.
"몸~" 하고 소리 내 보세요. 같은 방식으로 관찰해 보겠습니다.
붙었던 입술이 떨어지면서 "모~" 소리가 나고, 떨어졌던 입술이 다시 붙으면서 "몸~"소리가 완성됩니다.
혹시 눈치채셨나요?
음절 첫소리, 즉 초성에 오는 'ㅁ'은 붙어있던 입술이 떨어지면서 만들어지고,
음절 끝소리, 즉 받침에 오는 'ㅁ'은 떨어졌던 입술이 다시 붙으면서 만들어집니다.
초성에 오는 자음은 떨어지면서 만들어지고, 음절 끝소리 즉 받침에 오는 자음은 붙으면서 만들어집니다.
이건 정말 중요한 특징입니다. 다른 자음 소리에서도 발견되는 특징이니까 꼭 기억해 둡시다.
우리말소리의 재료는 19개 자음과 8개의 단모음이라고 했습니다.
19개 자음 가운데 '입술에서만' 만들어지는 소리는 뭐가 더 있을까요?
'ㅂ' 'ㅍ' 'ㅃ'이 있습니다.
따라서 입술에서 만들어지는 양순음은 모두 4개입니다.
양순음(1번): ㅁ,ㅂ,ㅍ,ㅃ
이렇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ㅁ,ㅂ,ㅍ,ㅃ의 조음 위치는 양순이다.'
여기서 조음 위치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중요한 용어니까 기억해 두세요. 소리가 만들어지는 위치를 말합니다. 'ㅁ,ㅂ,ㅍ,ㅃ' 소리는 입술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ㅁ,ㅂ,ㅍ,ㅃ의 조음 위치는 양순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겁니다.
참고로, 저는 양순음에 1번을 붙여놨습니다. 제가 붙인 번호입니다. 이 번호는 나중에 다른 방식으로 활용할 예정입니다. 기억만 해두세요.
다른 양순음도 소리 내면서 입술의 움직임을 관찰해 봅시다.
"밤~"
"뺨~"
"폼~"
"밥~"
"팝~"
"뽑~"
어떤가요?
입술이 붙었다 떨어졌다를 반복하면서 말소리가 만들어지는 걸 확실히 아실 겁니다.
'뭐야? 당연한 소리를 하고 있네'
지금 이 스토리를 보면서 속으로 이렇게 투덜거릴 사람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말소리가 부정확한 사람들을 보면 이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있습니다.
문제를 의식하지 못해서 고치지 못하고 있는 거죠. 따라서 부정확한 말소리를 고치려면 반드시 말소리가 만들어지는 정확한 메커니즘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제, '입술에서만' 만들어지는 자음 소리는 'ㅁ,ㅂ,ㅍ,ㅃ' 이렇게 4개 뿐이라는 걸 아셨습니다.
그런데 'ㅁ,ㅂ,ㅍ,ㅃ'은 같은 조음 위치에서 만들어지는 소리지만, 음가 즉 소릿값이 모두 다릅니다.
'ㅁ,ㅂ,ㅍ,ㅃ' 모두 서로 구분되는 소리라는 뜻입니다. 그럼 어떤 방식으로 서로 다른 소릿값을 만들어낼까요? 이걸 구분해서 만들어내지 못하면 'ㅁ,ㅂ,ㅍ,ㅃ'은 모두 같은 소리로 들리겠죠.
다음 글에서 이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