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백수 일기
오늘 오전 어머님을 찾아뵈니, 근심이 한가득이셨다.
어머님 아파트 가격이 너무 오르다 보니, 어머님 집에 사는 작은 형네가 욕심이 생겼던 것 같다.
지난 주말 작은형을 만나 어머님 아파트 리모델링 때문에 이사를 나가게 되면, 우리는 팔아야 한다고 했었다.
어머님 연세에 밖에서 4년 동안 기다릴 수도 없고, 주택연금과 큰 분담금, 이주비까지 이자 감당이 어렵기
때문 이었다. 결정적으로 어머님은 지금도 작은형네와 같이 살고 싶지 않다고 하신다.
내 말을 듣고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밤늦게 어머님께 전화를 걸어 팔지 말고 끝까지 자기네와 살자고
했던 모양이다. 어머님집에 살다 리모델링 후 입주를 하면 자기 아파트가 될 거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작은형은 평생 밖으로 돌며 가정을 돌보지 않았다. 내가 공인중개사를 할 때 뚝섬역 3억 하던 아파트들을
사라고 수차례 얘기했지만, 형수는 강남을 떠날 수 없다며 전세를 전전하다 빈털터리가 되었다.
어머니가 평생 거두며 두 조카들 학비에 유학까지 보내줬지만 자기네만 집이 없다고 원망을 한다.
아파트를 팔아 작은 형네 나갈 집을 해주고, 나머지로 어머님 집을 사서 주택연금을 받자고 하셨다.
얼마 전 큰형에게 어머님 집 상속이 되면, 작은 형을 절반 주고 큰형과 내가 나누자고 했다.
그 얘기를 전해 들은 큰 형수가 소송 얘길 했단다. 웃으며 말했지만 법대로 하자는 얘기였다.
큰 형수가 또 시댁 재산을 가져가는 것보다는, 내 몫을 포기하더라도 작은형을 더 주고 싶었다.
그것이 못난 자식 떡 하나 더 주고 싶은 어머님 마음이기도 했다.
작은 형을 만나 상황을 설명하고 어머님 살아계실 때 형을 도와주려는 것인데, 왜 이렇게 답답한
소리를 하냐며 한참 동안 얘기했다. 또 어머님 심장도 안 좋아 스트레스받으면 안 되니 형수도 조심시키라고 했다. 말로만 듣던 상속 전쟁이 시작된 느낌이었다. 아파트 하나인데 이러니 재산이 많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요즘은 상속 재산이 적어도 소송하는 경우가 많다는 말이 남 얘기가 아니었다.
너무 압축하다 보니 뭔 얘긴가 싶기도 해, 나중에 기회가 되면 상세히 풀어써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