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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구나 Mar 15. 2024

내가 못 가본 길, 내 길을 가본 너

인생에 정답은 없다.


누구나 인생에서 한 번쯤은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고등학교 때 이과를 갈지 문과를 갈지

대학교 때 무슨 과를 갈지 등 인생은 선택의 연속입니다.


얼마 전에 회사 동료들과 저녁을 먹었습니다.

오랜만에 저녁 식사 자리라 술을 꽤 마시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서로를 알 수 있는 기회가 없었는데 어쩌다 보니 서로의 과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그중에서 꽤 울림 있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직장 동료 중에 몰랐는데 중고등학교 시절에 운동을 한 분이 계셨습니다.

그 분과 나눈 대화를 대화 형식으로 적어보겠습니다.


라구나 : 중학교 때 운동을 했다고요?


동료 : 중학교 때 운동이 너무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부모님이 반대를 많이 하셨거든요.


라구나 : 그래서 어떻게 설득하셨어요?


동료 : 아무리 말씀드려도 안된다고만 하셔서, 어쩔 수 없이 가출을 했어요.


라구나 : 가출이요?


동료 : 옙... 중학교를 운동부 있는 학교로 안 보내주면 집에 안 돌아온다고 말을 하고 집을 나갔지요.

라구나 : 헉 그랬더니요?


동료 : 초등학생이 가출해 봐야 어디 있었겠어요. 친구네 집에 가 있었지요. 그래서 친구 부모님이 저희 부모님께 연락을 해서 결국 집에 다시 돌아왔어요.


라구나 : 에이 가출도 아니네요. 집에 와서는요?


동료 : 부모님을 절 설득하려고 또 그러셨는데, 결국 자식 이기는 부모 있나요. 운동부 있는 중학교로 갔지요.


라구나 : 아하~


동료 : 옙, 그래서 중학교를 다니는데 운동부는 오전 수업만 하고 오후는 훈련을 하거든요. 근데 첫 번째 중간고사인가? 봤는데 전교 10등 안에 든 거예요.


라구나 : 헐, 공부를 별로 못 하셨을 텐데 그래도 공부를 잘하셨네요.


동료 : 예, 그게 오히려 화가 되었는데. 부모님이 전교 10등 안에 들었다는 사실을 알고 각 잡고 운동 그만하고 공부하라고 하시더라고요.


라구나 : 아...


동료 : 저도 생각보다 성적이 좋게 나왔고 부모님이 이번에는 절대로 물러나지 않으실 것 같아서... 운동을 바로 포기했지요...


라구나 : 아 오래는 못하셨네요...


동료 : 옙... 그게 근데 계속 생각나더라고요... 솔직히 너무 아쉽고 정말 운동하고 싶었거든요. 근데요...


라구나 : 근데???


동료 : 그때 저는 그만두고 운동을 계속하던 친한 친구가 있었거든요? 그 친구는 청소년 대표로도 선발될 정도로 잘했어요.


라구나 : 와, 진짜 잘하셨나 보네요.


동료 : 예, 근데 그게 끝이었어요.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고 결국 운동 그만두고 지금 장사하고 있어요.

 

라구나 : 아... 역시 운동이 쉽지는 않네요.


동료 : 옙, 그 친구랑 얼마 전에 술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했거든요. 그 친구한테 제가 그랬어요.

"처럼 하고 싶은 운동을 한 게 너무 부럽다"라고요.

그랬더니 그 친구가 뭐라고 하는지 아세요?


라구나 : 뭐라고 하던가요?


동료 : 친구가 이렇게 이야기하더라고요. "난 내가 운동한 게 너무 후회돼..."


라구나 : 아.....


동료 : 인생이 참 어려워요.


특정 운동을 지칭하면 혹시나 제 신분이 발각될까 봐 운동으로만 각색했습니다.


답이 없는 인생이 참 어렵습니다.


시작할 때는 모릅니다.

내가 하고 싶고 가고 싶은 길을 가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끝에서는 어떻게 마음이 변할지 알 수 없습니다.


또 끝날 때까지는 모릅니다.

내가 하기 싫고 원하지 않는 길이었는데 도착점에서는 너무나도 큰 만족과 행복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사는 인생이 잘 사는 것일까요?

어쩌면 우리의 모든 선택이 다 결정되어 있는 운명이라는 것이 있는 것 아닐까요?


저는 그나마 확률론적 사고로 확률이 높은 방향으로 사는 것이 인생을 좋게 만들어 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많이 보는 것, 좋은 글을 쓰는 것,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 좋은 생각을 하는 것

좋은 자산을 사는 것...

그리고 대로 나쁜 것을 멀리하는 것.


내가 가보지 못한 길을 후회하지도 말고

내가 간 길을 후회하지도 말고

냉정하게 현재를 어떻게 좀 더 개선하고 살 수 있을까?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 를 고민하고 사는 방향이 맞다고 생각이 듭니다.


이번 주말에는 클래식 음악을 들으시면서 좋은 책을 한  권 읽고 가족들과 함께 산책을 하시는 것은 어떨까요?

아니면 혼자 조용히 핸드폰을 책상 위에 올려두고 자연의 소리를 들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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