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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하려고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 by 제임스 맨골드 감독

by 희수공원 Mar 0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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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스포일러는 없다]


접시나 가구가 된 것 같은 그런 느낌을 안다면 이 장면에서 반드시 눈물을 흘리리라.


Sylvie Russo: [in her final scene saying goodbye to Bob through the fence at the ferry terminal] It was fun to be on the carnival train with you, Bobby, but I think I gotta step off. I feel like one of those plates, you know, that the French guy spins on those sticks on the Sullivan show.

Bob Dylan: Oh, I like that guy.

Sylvie Russo: I'm sure it's fun to *be* the guy, Bob. But I was a plate.


Sylvie Russo: [여객터미널의 창살로 된 담을 사이에 두고 Bob에게 작별인사를 하며] 너와 이 축제 같은 여행을 같이 하며 재미있었어, Bobby, 근데 나 이제 그만하려고. 난 접시 중의 하나가 된 느낌이야, 있잖아... 쇼에서 막대기로 접시를 여러 개 돌리는 그 프랑스 사람...

Bob Dylan: 오, 난 그 사람 좋던데.

Sylvie Russo: 그래, '그 사람이 되는' 건 신나는 일이지, Bob. 근데 난 접시였다니깐.




사람을 만나다 보면, 특히 너무 좋아해서 무작정 맹목적으로 바라보다 보면 어떤 순간, 그 맹목적의 열기가 그 사람을 막고 서서 온기를 구걸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런 당황이 외로움이 되고 까만 고독이 되었다가 눈물이 된다.


한 번만 진심으로 꼭 안아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바라보는 방향이 서로 달랐나 보다 깨달으며 지금껏 그저 하나의 부속물처럼 덜렁 달려 있었다는 절망은 그렇게 이해되곤 한다.


그래, 나는 접시였구나. 그저 나는, 따뜻함이 필요할 때 뒤로 손을 당겨 쓰는 모자를 걸어두는 겨울 재킷 옷깃 뒤 쪽의 단추 정도였구나. 가끔 낡은 눈빛만 받곤 하는 가구 한 점 정도였나보나, 하는 그런.


그녀가 떠난 이유가 아프다. 그녀의 뺨 위로 흐르는 눈물을 그의 슬픈 손가락이 거두어 갈 때, 나누어 피던 담배의 연기처럼 조금씩 퍼져 나가며 투명하게 보이지 않던 그들의 슬픔을 보았다. 많이 슬펐다.




밥 딜런의 노래 'Like a rolling stone'의 가사 중 일부분이 영화의 제목이다, 'A Complete Unknown.' 노래 가사를 전체적으로 이해하면 현실적인 인물을 비유하며 추락과 공허를 담고 있다.


...

How does it feel 기분이 어때

how does it feel 기분이 어떠니

To be on your own 너 스스로 혼자

With no direction home 집에 가는 방향도 모르고

Like a complete unknown 철저히 알려지지 않은 존재로

Like a rolling stone? 구르는 돌 같은 그런 느낌 말이야



아무런 배경 지식 없이 처음 이 영화를 보았을 때 나는 제목으로서의 의미가 '예술가가 바라보아야 할 방향'이라 생각했다. 전체 영화를 품는 메시지와 그 제목은 네 번이나 영화를 본 지금도 같은 생각이다. 아마도 내가 unknown(모르는, 미지의, 알려지지않은, 유명하지 않은...) 한 상태를 좋아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것도 complete(완전히, 철저히...) 하게 unknown 하다니!

 



▣ Elle Fanning 사진 from 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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