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붕어에게 배운 절제의 지혜)
결혼 후 20여 년간 전세와 사택을 전전하다가, 마침내 꿈에 그리던 단독주택을 직접 지어 입주하게 되었습니다. 단독주택의 장점은 말하지 않아도 알 것입니다. 마당 한켠 텃밭에서는 무공해 상추, 깻잎, 방울토마토가 싱그럽게 자라고, 계절마다 대추, 석류, 앵두, 대봉감, 포도 같은 과일들이 열려 우리 가족의 식탁을 풍성하게 만들어줍니다.
그중에서 가장 아끼는 공간은 마당의 작은 연못입니다. 그 속에서 금붕어들이 유유히 헤엄치고, 숨어 놀며 살아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하루의 피로가 씻겨 내려갑니다.
3년 동안 잘 자라준 금붕어들은 이미 우리 가족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 새로운 생명을 들이고 싶어 새끼 금붕어 5마리를 데려왔습니다. 너무 작고 예뻐서, 무언가 해주고 싶은 마음에 이성을 잃고 말았습니다. 예쁜 물고기가 어서 자라기를 바라며 밥을 2~3일 간격으로 풍족히 주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던 1주일 후,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새끼 금붕어들은 살아 있었지만, 3년을 함께한 기존 금붕어들은 배가 불룩한 채 모두 죽어 있었습니다.
물고기는 밥을 주는 대로 먹기 때문에, 절제 없이 먹이게 되면 그것이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그날 이후, ‘풍족함’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풍족은 언제나 복일까?
외부적으로 보면, 내가 밥을 조금만 절제해서 주었더라면, 3년 동안 살아온 그 금붕어들은 여전히 살아 있었을 것입니다. 복이 될 줄 알았던 넉넉함이, 오히려 생명을 해치는 독이 되어버렸습니다.
고액 복권 당첨자들의 사례도 떠올랐습니다. 갑작스러운 부(富)가 살인, 이혼, 파산, 가정 파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매체를 통해 알았습니다. 그들에게 복권은 복이 아니라 재앙이 되었던 것입니다.
내부적으로는 절제의 문제입니다. 금붕어는 스스로 절제하지 못했고, 결국 과식을 견디지 못해 죽고 말았습니다.
우리도 다르지 않습니다.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받아들이고, 절제하는 능력이 결국 삶을 지켜주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살면서 질병, 대인관계, 스트레스 같은 외부요인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내면의 절제 능력을 키운다면, 우리는 더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풍족한 것이 꼭 복은 아닙니다. 절제 없이 찾아온 풍족함은 때때로 파괴적인 결과를 불러오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