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내가 먼저 걸었다. 민원을 제기하셔서. 담임 선생님이 전화를 받았고, 담당 선생님께 이 사실을 알린 뒤, 담당 선생님이 나에게 이런 전화가 왔었다고 하길래 내가 학부모님과 직접 전화하겠다고 했다)
지난주 금요일에 있었던 일이다. 교육지원청 주관 행사에 우리 학교 아이들을 보냈는데 그만 다치는 일이 있었고, 나는 오늘에서야 이 사실을 학부모 전화를 통해 인지하게 되었다.
학부모님의 전화 요지는 이렇다.
아이들을 보냈는데 학교에서는 안전에 무관심했냐고. 인솔자가 1명밖에 없었다고 하는데 1명 가지고 되냐고.
요즘 학부모 민원이 최대의 이슈 거리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나도 평소와는 다르게 신경이 예민해져 있었다. 다른 때 같았으면 먼저 죄송한 말씀을 드리고 학부모님의 마음을 위로해 드리며 최대한 말씀을 경청하는 입장이었는데 오늘은 내가 보기에도 남달랐다.
학부모님, 이번 행사는 여러 학년에 걸쳐 아이들이 참가하게 되었고 수업에서 조금 자유로운 선생님 한 분이 가게 되었습니다.
(속마음으로, 사실 이번 행사는 교육지원청 주관이고 그쪽에서도 학교에서는 인솔자가 나오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안전을 위해 더 많은 선생님이 가셨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물어보시기에 우리 학교의 현실을 예로 들며 말씀을 드렸다.
전화를 끊고 나니 속에서 화가 났다. 우리 학교가 계획해서 한 것도 아닌데 왜 우리가 질타를 받아야 하지? 교육지원청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이런저런 일로 학부모님이 전화를 했으니 속 시원하게 답변드렸으면 좋겠다고 연락했다.
잠시 뒤, 학부모님이 전화를 주셨다.
교감선생님, 본의 아니게 아까 전화 끊을 때 제 말투가 날카로웠던 것 같아요. 사실은 운전 중에 전화를 하다가 접촉사고가 나서 순간 말투가 세졌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행사 주관이 누구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학교를 믿고 보내는 겁니다. 이 마음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민원 전화를 받고 몇 가지 생각이 스쳐갔다.
학교를 보내는 학부모님의 생각은 '학교를 믿고 보내는 것'이다. 안전에 관해서는 변명도 구차한 설명도 필요 없을 것 같다. 혹시 사실 관계를 명확히 해야 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나중에 말씀드리는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