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랑사 13화

M - 새와 새

당신은 세 날갯짓쯤 앞서가는 새.

by 최동준


당신은 어딜 그리 바삐 가? 무슨 약속이라도 있는 걸까? 그렇게 빠르다간 날 잃어버리겠어. 당신은 뒤를 돌아보지도 않아서, 내가 없어져도 당신은 모를 거 같아서, 나는 당신 따라 참 바쁘게도 날아.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어? 사람들이 창밖을 보듯이 저 아래의 풍경을 봐? 나는 당신의 뒷모습을 봐. 당신의 발끝이 어디로 휘었는지, 손끝은 얼만큼 펴내는지. 가끔 당신이 고개를 돌릴 때엔 눈동자 같은 것도 오래 담으려고 해.


당신은 어떤 사랑을 하고 싶어? 운명적인 인연이 있음을 믿고 그것을 기다리고 있어? 나는 있잖아, 둥지를 참 작고 소박하게 짓고 싶어. 내가 사랑하는 그이와 조금도 떨어지지 않았으면 좋겠거든. 뜨거운 여름이면 서로에게 부채질을 해주고, 시린 겨울이면 꼭 붙어있고파. 그렇게 몇 계절씩을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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