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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후 Jun 07. 2023

회사 밖은 지옥이래

입사와 퇴사를 했던 회사는 총 5곳이다.

나름대로 승진하고 인정받았던 곳은 마지막 회사였다.

그래서인지 가장 오래 근무하였던 곳이고 추억도 많다.


5곳의 회사에서 만난 인연들 중

장사를 하며 지내는 지금까지 연락하고 만나는 사람들도 마지막 회사에서 알게 된 분들이다.


직장생활 당시 지방 매장 관리를 나름 성공적으로 이뤄냈기에

그토록 원하던 서울 상경이 눈앞에 다가왔다.


파격지원도 예고되었다.

신설 지점담당과 승진, 월급인상, 거주할 집까지 해결해준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퇴사를 결정하게 되었다.



누군가 말했다. 회사 밖은 지옥이라고

회사라는 조직에 질리고 질려 퇴사를 결정하고

새로운 인생을 살겠다며 다짐하였던 사람들


그들이 회사 밖은 지옥이라고 표현하게 된 건 당연히 돈 때문이었다.

매달 통장에  꼬박꼬박 꽂히던 월급이라는 녀석이 사라져 버리니

모든 게 꼬이기 시작한다.

신용카드를 만들 수도 없고 대출 또한 쉽지 않다.


오롯이 사용할 수 있는 건 현금인데

그들의 현금은 발이 달린 건지 금세 지갑을 탈출해 도망가버린다.


회사 밖의 지옥을 경험한 사람들은

다시 재입사를 결정하여 지옥을 탈출했다며 안도하고 회사에 충성하기까지 한다.

그런 그들은 각각의 색다른 회사밖 생존기가 존재한다.


나 또한 입퇴사를 4번이나 했을 무렵 지옥을 경험하였다.

넘치던 자신감은 내 통장잔고처럼 어느새 빈곤해져 버릴 때쯤

5번째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고 나도 모르게 회사에 충성하게 되었다.



회사 밖은 지옥, 회사 안은 천국이 아닌 전쟁터


그럼 천국은 어디에 있을까?

회사밖 회사 안 어디에도 천국과 어울릴만한 표현이 없다

그렇다면 회사라는 명칭이

사람들이 천국을 생각지 못하게 하는 마법 같은 주문이 아닐까?


전쟁터라고 불리는 회사에서 전쟁 후 내가 얻은 전리품은

역류성 식도염과 만성피로, 삐걱거리는 무릎이었다.


더 힘들어지기는 싫었고 행복해지고 싶었다.

오전 9시에 출근해서 오후 10시가 다되어 퇴근 후 일상을 조금 가지기도 힘들던 삶이 싫어졌다.


그래서 나는 천국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은 마법주문을 생각해 내었다.

마법주문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곳이 천국이 될지 지옥이 될지는 모른다.

나는 4번이나 마법주문을 외쳤지만 항상 지옥이 되었었다.

그래도 나는 한 번 더 외쳤다.

퇴사




매달 정해진날 들어오던 월급은

나 스스로 장사하여 벌어들이는 수입으로 대체되었고


세금,  4대 보험, 각종 계약서들을 책임져주던 회계팀

내가 막히는 문제가 생긴다면 슈퍼맨처럼 등장해 해결해 주던 상사분들도

모두 사라졌다.


오롯이 나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만 산더미처럼 불어 낫고

매일을 가게에서 보내는 삶이 찾아왔다.

직장생활당시에 당연하다 생각했던 휴무일은 이젠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내가 현재 나의 삶이 지옥일지, 천국일지 궁금할까?


아니! 그것 보단 지금 나는 다음 주에 갈 해외여행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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