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집 총각과 태국총각들
제목 그대로 나는 프랜차이즈 치킨집 사장이다.
그것도 시골 촌구석에 말이다.
이곳에 창업하게 된 이유는 무수히도 많지만
이유가 어쨌든 지금에 만족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곳에서 장사하는 동안 사장님이라는 호칭보단
닭집총각이라고 불린다.
이곳에 배경은 논과 밭이 무성하고 동네에 20대는 나밖에 없다.
그렇기에 이곳에서 나이가 40이 넘어도 아직 청년이고
50 넘어서도 아직도 젊다는 소리를 듣는다.
다시 생각해 보니 동네에 20대 들은 많은 것 같다.
이곳에 거주하는 한국인 20대가 나밖에 없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우리 가게 앞에 사는 태국인 청년들만 해도 족히 10명은 넘을 것이다.
머나먼 타국에서 돈을 벌어 가정을 일으키려는 야심을 가지고
배낭하나 짊어진 채 나타난 청년들이
이곳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귀한 손과 발들이다.
그들의 퇴근시간에 우연히 마주친다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해본다.
되돌아오는 말은 안녕하세요 보다는
"사와디캅"이다.
매일이 뭐가 그렇게 신나는지 태국청년들 집과 나의 가게는 오후 6시가 되면 항상 소란스럽다.
그들의 오후 6시 퇴근시간이
나에게는 가장 바쁜 오후 6시 이기에
각자의 행복한 시간과 바쁜 시간에 아직 서로를 마주해보지 못하였다.
태국청년들은 퇴근 후 다 같이 옹기종기 모여 밥을 만들어 먹는다.
도시도 아닌 시골이라 그들이 필요한 식재료와 조미료들이 구비되어있진 않겠지만
그럼에도 태국청년들은 맛있는 저녁을 만들어 먹는 것 같다.
창문 너머 보이는 그들의 모습들이
오늘 저녁밥도 성공했어하는 느낌이다.
태국청년들에게도 한국에 치킨맛을 보여주고 싶었다.
유튜브로 보았던 각국에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치킨을 먹으며
맛있어하는 모습들을 보고
나의 이웃 태국청년들에게도 느끼게 해주고 싶었기에
최근에 태국어 메뉴판을 만들어 보았다.
아직은 서먹하고 낯간지럽기에 그들에게 건네주진 못한 태국어 메뉴판을
나의 가게 벽면과, 그들의 집 출입구에 걸어두었다.
언젠가 찾아올 태국청년들에게 한국의 치킨맛을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웃으며 그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감사합니다. 보다는 "코쿤캅"이라고
태국청년들이
꼭 성공해서 고향으로 돌아가 원하고 바라던 삶을 살기를..
오늘은 내가 먼저 사와디캅 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