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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 됨됨이kmj Jun 12. 2023

엄마가 봉인해제 됐다!

<7> 엄마는 불량 회원; 곱디 고운 나의 트레이너님

신랑 : "여보, 타이레놀 집에 없어?"


나 : "뭐? 뭔레놀? 그러고 보니 나... 타이레놀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어... 어머! 나 타이레놀이랑 파스를 언제부터 잊어버리고 살았지?"


신랑이 작은 약통을 뒤적이며 묻던 그날, 나는 적지 않게 놀랐다. 2주에 한 번은 꼭 사다 날랐던 것 같은데, 언제부터인가 두통약을 사지 않았던 것이다.




운동을 시작한 지 8개월 차, 만성 두통이 잡혔다!

목, 어깨 통증은 물론이었고, 이쯤부터 체형도 출산 전처럼 정돈되기 시작했다.

문득, 트레이너 선생님께 다시 한번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애초, 주 3일 을 운동일로 정했지만, 그마저도 여러 변수가 생기며 일주일에 하루만 나갈 때도 있었고, 아기가 감기에 걸리면서 3주를 꼬박 쉰 적도 있었다.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한 아기는 그야말로 언제 아플지, 언제 나을지 알 수가 없었다.


나는 '민폐 회원'이 된 느낌이었다...

하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30일 중에 3일만 나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해도 그만두고 싶지 않았다.


다행히도, 나의 전담 트레이너분은 쉽게 동요지 않는, 묵묵하 한결같은 분이셨다.

들쑥날쑥한 출석과 늘어지는 재등록에도 화 한번 내지 않으셨고, 출석이라도 하는 날이면 불량회원에게 인상을 긋는 대신, 더욱 열심히 수업을 진행해 주셨다.




PT(Personal training) 센터는 봉사단체가 아니다, 철저히 이익을 내야 하는 개인 사업장이다.

수업 회차를 최대한 계획 기간 안에 해내고, 빠르게 결과치를 이끌어 내어 회원들을 배출시키며, 그 성공사례로 실력을 입증해 가는 곳이다.

적어도 나는 '요즘 시대'의 pt센터를 그렇게 정의다.


<출석률 저조,기한 연장으로 이익이 나지 않음에도                                 나를 다잡아준 PT센터의 전경>

더 불량한 곳도 있을 것이고, 반면 어떤 곳은 '내 주관적인 정의'가 실례가 될 만큼, 건강에 대한 가치관사업윤리를 지켜내며 운영하고 있는 곳도 있을 것이다.




나는 1년 5개월째 끈질기게 PT센터를 다니고 있다.

여전히, pt횟수로는 전혀 이득을 내지 못하는 블랙리스트 회원이라고 조심스레 짐작해 본다.

하지만, 운동 지도자로서의 단단한 마음을 지닌 선생님들이 계시는 이곳에서 나는 건강을 단련하는 법도... 그리고 타인을 이끄는 그들의 신념도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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