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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 됨됨이kmj Jun 14. 2023

엄마가 봉인해제 됐다!

<8> 깃털 같은 너에게

"엄마 팔이랑 어깨가 너무 아파, 조금만 더 걷자, 응?

잠들면 안 돼~!"

운동을 시작하고자 마음먹었던 가장 큰 이유는 아기였다.


릴 때면 눈꺼풀이 반쯤 닫힌 채, 두 팔을 벌려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안기려고 했었는데, 그때마다 나는 오히려 아기를 흔들고 큰 목소리로 깨워야만 했었다.

10초도 못 안아주고 내려야 할 만큼, 당시 왼팔과 어깨, 목은  출산 후, 억지로 쓴 대가를 받고 있었다.

그리고 허리는 늘 뒤로 꺾인 채, 배는 앞으로 나와 있었다.


팔의 힘이 모자랄 땐, 배를 내밀어 그 위에 아기를 앉히면 힘을 분산시킬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엄마, 아빠들은 공감할 것이다. 힙시트도 결국은 코어의 힘이 없으면, 허리와 팔을 무리하게 쓸 수밖에 없었다.




여름의 더위가 물러가며 바다 저편에 걸려 있었고, 시원한 듯했지만 바닷물은 차가웠던 그날, 가을이 시작되고 있었다.

<사진은 개인 소장용으로 무단 도용,불펌,재사용을 금지합니다.>

그날 나는 아기를 번쩍 안았고, 어릴 적 태종대를 뛰어다녔던 튼튼한 두 다리로, 자갈밭을 걸어 아기에게 바다를 보여 줄 수 있었다.


나는 더 이상... 바다가 잘 보이는, 적당히 먼 카페에 앉아 피곤한 눈빛으로 바다를 구경만 하지 않았다.

나는 7살의 내가 되어, 나의 아들과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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