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채 Dec 15. 2023

눈치보며 연애한다. 연애중인 이혼녀

연애하던 때를 떠올려보세요.


남자친구 또는 여자친구와 즐거운 데이트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을때


부모님을 눈빛을 한번 상상해보세요


어떠셨어요? 여러분의 연애를 응원하셨나요? 아니면 미심적은 눈빛을 보내셨나요?


저는 참 눈치가 보였던 기억이 납니다.

나만 좋은곳에 다녀왔나? 부모님도 같이 모시고 가야겠다 하는 생각이 자주들었어요.


너무 재미있고 신이났지만 그러지 않은척 했던 순간도 있었죠


물론 부모님은 그런 의도는 없으셨을꺼예요

결혼적령기의 딸이 뭐하고 놀았나? 재미는 있었나? 걱정되는 마음반 궁금한 마음반 정도였을거예요.



미혼시절 연애도 그런데 이혼녀의 연애는 눈치가 더더더더더! 많이 보입니다.

특히 아이의 눈치가 그렇게 보여요

물론 저희 아이는 엄마의 연애는 노관심이지만요.



연애의 시작은 형용할수 없는 감정이었어요.

이혼을 했으니 더 잘살아볼꺼라는 굳은 결심

전남편보다 더 좋은 남자를 만나서 "흥! 나도 잘산다!" 라고 이야기하고싶었던 마음


내 마음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

또 누군가를 만날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

이런것들이 마구마구 뒤섞여있었어요.



그 중 가장 큰 것은 불안감이었어요.

이혼녀이고 아이엄마니까 연애를 하는것은 무리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요


남자싫다고 이혼해놓고 또 연애하는 저 여자는 무슨생각일까? 손가락질 하지는 않을까 했어요


그리고 혹여나 정말 혹여나 내가 재혼을 선택하면 내 아이의 아빠가 될수도 있잖아요.


그런 감정에 연애를 시작하는것이 어려웠어요.




첫만남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던길의 복잡하 마음은 지금도 생생해요


과연 내가 이렇게 누구를 만나도 되나?

왠지 아이에게 미안한 감정도 들고요.


누군가 다른 이성을 만난다는것은 마치 아이에 대한 배신같은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신기한 감정입니다.


하지만 누군가 연애를 준비하고있는 싱글맘이 제글을 본다면 그런 감정의 변화는 당연한것이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그런 복잡한 마음이 드는것은 당연하다고, 저도 겪은 일이라고요.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감정이라고 본인의 삶을 소중히 여기라고 이야기하고싶어요.




미혼시절 엄마와 아빠의 눈치만 보던것에서

이제는 엄마와 아빠와 아들의 눈치를 봅니다.



일주일에 한번 또는 두번 시간을 내어 같이 식사를 해요.

같이 드라이브를 할때도 있고요.

가끔 영화를 봐요.

아주 가끔 여행을 가고요.



일년에 한번정도는 아이와 함께 여행을 가기도 해요.

좋은곳이라 아이도 함께 데려가고 싶은곳 있잖아요.


우연히 좋은 가격에 호캉스를 갈수 있다던지, 아이가 체험하면 좋을곳이라던지요.



그럴땐 철저히 아이중심의 여행을 다녀요. 아이를 따라다니다보니 특별한 연인의 데이트는 없지요.


아이가 저 멀리 놀러가는걸 보며 슬며시 손을 잡거나 한번 포옹을 하는 정도요.



근거리에 살고있지만 아이가 있으니 오랜시간을 낼수가 없고, 아이의 패턴을 맞추니 데이트하는 시간은 짧아요. 


싱글맘의 연애는 아무래도 아이가 우선인 삶이다 보니, 아이의 이슈가 생기면 약속했던 데이트도 취소가 되요.



그럴때는 연인의 눈치를 보기도 합니다. 속상하지는 않을까? 하고요.


물론 그사람도 속상할때도 있겠죠. 하지만 아이가 우선인것도 알고있으니, 다음을 기약하는 거예요



연애를 시작하고 한달 뒤

가족들을 만났어요.

가족들도 불안했겠죠. 


결혼에 실패하고 만나는 사람이라니. 애도 있는데 멀쩡한 사람인지 알아야겠어! 하는 마음이었을거예요.




차를 마시고 식사를 하고 이사람이 괜찮은건지 안괜찮은건지 찬찬히 뜯어봤을거예요.


다른것보다 아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사람일지

혹여나 재혼을 하게 되면 괜찮은 배우자일지 검증하는 시간이었지 싶어요.



물론 아직도 연애중이고, 재혼은 염두에 없어요.


하지만 사람일이라는게 어떨지 모르니 그냥 자연스럽게 처음부터 겪은 과정이었어요.



엄마와 아빠는 딸의 연애를 응원합니다.


흘러가는 강물과도 같이 부모님은 언젠가는 세상을 떠날것이고, 아이는 독립할 것이고


혼자남을 딸 옆에 누군가가 있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계셔요.


오랜시간 곁을 지키고 투닥거리며 맛있는것을 먹고 좋은것을 보고다니길 바라시죠.




그래서 부모님도 저도 서로 연애사에 대해서는 눈치를 보는중입니다.

제 기분이 안좋으면 혹시나 헤어진것은 아닐지, 얘가 재혼생각은 있는건지 하고요.


사람사는게 다 똑같은거죠


어쩌면 눈치보고 사는 삶이 제대로 사는 삶일수도 있을것같아요.


적정선을 지켜주는 삶인거죠.


어떠신가요? 이혼녀의 연애도 별게 없지요?

이혼녀가 되면 막살아버릴꺼야! 아무나 만나버릴꺼야!


썩어버릴 몸뚱아리 이사람 저사람 다 만나버릴꺼야! 하고 외쳤던 적도 있어요.


그런데 차마 아이엄마니까 그렇게 살수는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혼녀의 연애는 오히려 더 조심히, 더 조용히, 더 강같이 고요하게 하고있습니다.




이전 05화 쫌! 화내면서 키운다. 아들있는 이혼녀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