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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뱅 Jan 09. 2024

영끌엔 이유가 있다

니 월급보다 아파트 값이 빨리 올라!

부산에서의 마지막 날.

부모님께 상황 설명, 결혼식장 예약, 지원 요청까지 힘들긴 했지만 소득이 엄청났다. 양가 부모님께 허락을 받았으니 이제 본격적인 결혼을 향한 레이스를 시작할 수 있게됐다.


"니 오늘 몇시 기차고?"

"저녁 먹고 가려 하는데?"

"잘됐다 그럼 점심먹고, 부동산 가자"

전세만 생각하던 나, 무조건 매매로 해야 된다는 어머니. 이 갈등의 쐐기를 박고 싶은 어머니였다.

 

어머니는 나름 부동산으로 작은 성공을 하셨다.

"친한 부동산 한 곳을 알아둬야 되. 괜찮은데 찾으면 음료수라도 들고 찾아가고"

30년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어머니였다.


"안녕하세요. 이쪽은 누구야?"

"우리 큰 아들, 이번에 결혼하는데 애가 아무것도 몰라서 데리고 왔어."

"아~ 그 외국에 오래있었던 아들?"

두 분은 정말 친해보였다.


"내가 무슨 얘길 해주면 되요?"

"아니 얘가 계속 전세로 산다잖아"

"일하는데가 어디라고 했지?"

"판교"

두 사람의 대화에 낄 엄두가 나지 않았다.


"우리 딸이 거기 있잖아, 그쪽은 내가 좀 알지."

아주머니는 그렇게 부동산에 대해 설명해주셨고, 한마디가 뇌리에 남았다.


"2년동안 모으게 될 돈보다, 아파트값이 더 많이 올라. 돈이 부족하면 엄마가 다 도와준다."

아파트 값이 빠르게 오른다는 점은 항상 알고 있었지만, 집을 산다는 일은 너무 먼 일이라 생각하던 나였다.


"그런가요?"

여느 사회초년생들에게 아파트는 감히 넘볼 수 없는 어른들의 영역이었고, 나는 그 무게에 겁을 먹고 있었다는걸 깨달았다. 부동산 아주머니는 감히 올려다 보지도 못 했던 아파트라는 벽을 넘을 수 있는 용기를 줬다.

 

"당연하지~ 그쵸? 도와줄거잖아."

"몰라!잘 못 하면 국물도 없어"

그때 깨달았다. 전날 나와 대판 싸웠던 어머니는 집을 살 수있게 지원을 해주겠다는 말을 직접 하기 멋쩍어, 부동산 아주머니를 통해 얘기한 것이었다.


"봐봐 지금부터 매매로 알아봐"

"네!"

어머니의 지원약속까지 받은 난 막막하기만 했던 결혼으로의 길이 보이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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