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시대에 대한 불안 그리고 슬픔
끊임없이 순환하며 새 모습으로 계속 재탄생해. 하지만 그 건 식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이 행성의 시스템이야. 모든 생명은 탄생과 죽음을 반복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삶을 씨앗처럼 뿌린다는 걸,
비롯 나는 없더라도 내 삶은 이 행성 전체에 퍼져 다른 생명을 꽃피우게 한다는 걸 잊지 마. 미안해. 내가 너한테 해줄 수 있는 게 이런 말뿐이야. 그래도 기억해 줘. 이 말을 너한테 꼭 해주고 싶었어. 흙이 무너지던 순간에 말이야. 천선란 作 '이끼숲' 중에서
바위틈과 동굴, 녹이 슨 다리, 물이 고여 썩은 저수지, 관리되지 않은 더러운 수조 같은 곳에서
..... 이끼의 생존은 신비로운 강인함이라기 보다 생태의 흐름에 정면으로 대결하지 않고 치사하게 빌붙어 사는 느낌이다. 마치 나처럼. 그래서 오래 살아남은 것을 신기한 기적처럼 표현하는 그 애가, 나는 더 놀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