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로 있으면 각자의 needs를 채우기 위해 고려해야 하는 대상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첫 번째로는 당연히 소비자. 내가 준비하는 연주회에서는 관객분들이다.
두 번째로는 함께 준비하는 동료,
그리고 피아니스트 분들이 있다.
예술가들은 가난한 경우가 많다는데..
이번 연주회를 준비하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상품을 판매하는 거든, 서비스를 판매하는 거든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결국 찾는 사람들이 있어야 하는데,
무조건적으로 필요로 하는 무엇인가가 아닌 기호에 따라 취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예술은 그 자체로 사람들의 needs를 채울 수 있어야만 한다.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나의 취향을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다면 그들의 취향에 맞게 내 색을 어느 정도 바꿀 수 있어야 하는데,
자신의 것을 만들어서 표현하는 예술가들에게는 그게 참 쉽지 않은 일이다.
이렇게 보면 내가 좋아하는 것을 사람들도 동일하게 좋아한다는 것은 예술가들에게는 정말 큰 행운이다.
우리 연주회는 처음부터 순수예술을 지향하는 것이 아닌 클래식의 대중화를 목표로 시작되었으니,
사람들의 기호와 선호를 최대한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
두 번째로 함께하는 동료
다행히 나와 취향과 추구하는 바가 비슷했다.
큰 틀이 같으니 그 안에서 발생하는 세부적인 차이는 대화로 충분히 조율하며 맞춰갈 수 있었다.
세 번째로 연주회의 주인공 피아니스트분들
클래식 전공이 아닌 연주회 기획자가 처음에 놓쳤던 것은 피아니스트분들의 needs였다.
피아노 크기가 어떤지, 피아노 뚜껑을 연 높이에 따라 그 소리가 얼마나 달라지는지 등.
눈에 보이는 그림으로만 결정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사안들이 있었다.
기획자와 감독이 원하는 시각적으로 보이는 연주회의 그림과 피아노 연주가 가장 좋은 퀄리티로 될 수 있도록 피아노의 모든 상태를 조율하는 것. 어쩌면 모두의 needs를 채우는 것 중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아니었나 싶다.
모든 것을 백 퍼센트 반영할 수 없기에 적절히 조율하고 그 안에서 최고의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모두의 needs를 채우기 위해 노력한 이 연주회는 어떤 모습으로 완성되어 나타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