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화. 동글이의 짝사랑

[장편동화 연재] < 꼭꼭 숨어라! > 유정 이숙한

by 유정 이숙한

“민기야, 네 뒤에 따라오는 개 되게 못생겼다? 못생겨서 귀엽지 않니?”

“더럽고 지저분해서 귀엽지 않은데, 너무 못생겼다? 집을 잃었나?”

“누가 버리고 간 거 같아, 사람을 경계하지는 않는 걸 보니 애완견 같은데 불쌍하다.”

형은 못난이 개가 불쌍하다고 했지만 나는 관심이 없었어.


일요일 아침. 형이 개밥을 주려고 마당에 나갔어, 베란다 앞 꽃밭에 못난이 개가 베란다 꽃밭 갈색

풀이 늘어진 곳에 잠을 자고 있었어, 형은

“야, 못난이. 너 언제부터 노숙했어, 배 고프니? 이 비닐봉지에 밥을 줄 테니까 먹고 들키지 마?”

못난이는 형이 준 밥을 맛있게 먹고 낮잠을 잤어. 배가 출출해지자 맛있는 냄새가 나는 방울이와

동글이가 남긴 밥을 한 톨도 남기지 않고 싹싹 먹어치웠어. 배가 부르자 풀 속에 누워 낮잠을 잤어.



찬바람이 전봇대에서 그네를 타느라 윙윙 울고 있는 저녁이었어. 엄마가 거실 유리창으로 마당을

내다보다 못난이 개가 어슬렁거리는 것을 보고 창문을 열고

“너. 추운데 집에 가지, 왜 남의 집 마당에 와서 어슬렁거리고 있는 거야? 너 집에서 가출했니? 집이

얼마나 따뜻하고 좋은데? 털이 뭉쳐있고 지저분하고 더러운 것을 보니, 집 없는 천사구나! 버리고 갔어.

날씨도 추운데, 매정한 주인이네!”

방울이와 동글이는 목욕해서 깨끗한데 못난이 개는 목 주위의 털들이 붓털처럼 동글고 두툼하게

뭉쳐있었어. 또 한 마리 작달막한 개가 못난이 근처를 얼쩡거렸어. 다리가 짤막한 발발이 개였어.



유리창으로 밖을 내다보니 두 마리의 개가 얼쩡거려서 창문을 열고 소리쳤어

“야, 넌 집 없이 떠도는 노숙견 주제에 남자친구까지 끌고 다니니? 너무 염치없는 거 아니니?

너희 둘 다, 썩 꺼져?”

형이 내 어깨에 손을 얹고

“민기야, 문제는 그게 아니야. 동글이가 못난이 개를 좋아하는데, 저기 있는 숏다리 개도

못난이를 좋아하고 있어, 어떻게 하면 좋으니?”

“정말이야, 형? 그럼 못난이 개랑 숏 다리 개, 둘 다 멀리 쫓아버리면 되지? 뭘 고민해!”

“못난이 개가 없으면 동글이가 슬퍼할 텐데? 동글이도 못난이를 졸졸 쫓아다니고 있잖아?”


주방에서 거실로 나온 엄마가 창밖을 내다보며

“못난이 개가 일주일 넘도록 가지 않네? 추워서 얼어 죽으면 어떻게 하지? 우리 집에 들어온

생명인데 거둬줘야지! 추운데 내쫓으면 춥고 배가 고파 얼어 죽을지도 몰라.”

내가 말렸어,

“엄마, 안 돼요. 저기 있는 두 마리 노숙견이 우리 개들에게 나쁜 병을 옮기면 어떻게 해요?”



엄마는 아랑곳하지 않고 바람이 쌩쌩 부는 마당 끝에 앉아 못난이의 뭉친 털들을 가위로 ‘싹둑싹둑’

잘랐어. 그 모습을 보고 난 화가 났어, 하지만 엄마를 말릴 수 없었어. 엄마는 노숙견 못난이를 따뜻한

물로 목욕시켜주고 목 주변에 있는 뭉친 털을 자르며

“못난이 네가 뚜벅뚜벅 걸어서 우리 집으로 들어왔으니 네 이름은 지금부터 뚜벅이다!”

나는 엄마 말에 화가 나서 화를 내며

“뚜벅뚜벅 걸어 들어와서 뚜벅이라고요? 난 못난이 개 뚜벅이 싫어요?"

난 못난이 개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못마땅했어. 게다가 숏다리는 뚜벅이를 좋아해서 누가

뚜벅이를 만지면 어금니를 드러내고 으르렁거리기까지 했어.

엄마는 주객이 전도됐다며, 집주인이 나그네가 되고 나그네가 집주인이 된 꼴이라고 했어. "꼭꼭 숨어라!" 연재] 유정 이숙한

숏다리 개는 형, 나, 엄마, 아빠까지 나서서 겁을 주며 돌을 던지면 겁을 주면 던질 때만 가는 척,

하다 돌아서면 어김없이 뚜벅이 옆으로 돌아왔어. 나와 형은 숏다리가 점점 더 얄미웠어.

“형, 어떻게 하면 좋아, 저 숏다리가 방울이와 동글이 밥을 싹싹 먹어치워서 쫄쫄 굶고 있어?”

“형, 어떻게 하지? 숏다리를. 방울이도 싸움을 잘하는 편인데 숏다리는 무서운 가봐. 동글이가

뚜벅이 옆에 가면 송곳니를 드러 내놓고 무서운 얼굴로 겁을 주며 덤비고 있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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