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화. 휘파람새

[장편동화 연재] < 꼭꼭 숨어라! > 유정 이숙한

by 유정 이숙한

엄마는 과일바구니 속에 티끌과 검불, 동물들 털뭉치를 넣고 회색알과 둥지를 넣었지요.

휘파람 새는 후드 연통에 둥지를 만들지는 않았지만 가끔씩 푸드덕 소리가 들리는데

회색 알을 찾은 모양입니다.

엄마는 민기나 민성이가 좋아하는 돈가스나 생선을 튀길 때면 역한 기름냄새가 잘 빠져서

즐거워 콧노래를 부릅니다.

민기가 무서웠던 귀신은 사라지고 평화가 왔습니다.

엄마는 집 뒤 옹벽 위에 어린 시절 엄마의 고향 집을 옮겨놓기로 했어요.

민기가 싫어하는 무덤도 가릴 겸 키가 쭉쭉 자라는 대나무를 심고 넓게 퍼지는 사철나무를

여러 그루 심었지요. 나무 아래 좁은 공간에 감자와 고구마도 심어 고향 집에서 심었던 것을

옮겨오기 시작했어요.


엄마는 감자에 싹이 틔워졌나 보러 언덕으로 올라갔는데 퍼드덕 거리며 둥지에서 나온

어미 새를 보고 화들짝 놀라 까치발을 들고 언덕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엄마가 민기에게

“휘파람새가 자식을 사랑했으면 연통 안에 둥지를 틀 생각을 했을까! 이 세상에 존재하는

엄마는 동물이나 사람. 모두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이 똑같구나. 독수리나 천적들 눈에 띄지 않은

과일 바구니 둥지 안에서 알을 부화하고 새끼들을 잘 키웠으면 좋겠다!”




엄마는 언덕을 내려와서 민기에게 말해줬어요.

“어릴 적 엄마가 살던 시골집은 초가집이라 제비들이 매년 찾아와서 집을 지었는데 우리 집은

철구조물로 지은 집이라 제비가 와서 집을 지을 수 없어 오지 않는구나.”

“엄마가 어릴 적 살던 고향은 초가집이고 뼈대가 나무로 되어서 제비가 집을 짓고 살기 좋아서

새끼들을 낳아 길렀다면서요?”

“그래. 매년 두 배의 새끼를 낳아 기르고 가을이면 새끼들이 자라 엄마와 아빠를 둥지에 앉히고

먹이를 물어다 주는데 낳아주고 길러 준 부모의 은혜를 갚는 거라고 하더구나.”

“제비들이 참 착하네요. 부모의 키워준 은혜를 보답한다니 감동했어요.”

“어릴 때 시골집 마당의 빨랫줄에 매달린 빗방울이 햇볕을 받아 반짝이면 제비들이 빨래 줄에

앉아 ‘지지배배’ 노랠 부르며 깃털을 고르고 늦가을이면 마당을 빙빙 돌더니 남쪽 나라로 떠났지”

“엄마는 어릴 적 빨랫줄에 앉아 ‘지지배배’ 지저귀던 제비를 기억하고 계셨네요.”

“그럼 기억나지, 하얀 이불에 제비가 똥을 싸서 할머니가 이불을 걷어 다시 세탁하셨지. 어미가

먹이를 물어오면 그걸 서로 받아먹으려고 짹짹거리는 노란 제비입이 얼마나 예쁜데?”

저 아기일 때 우리 공장 창고 안 형광등 위에 제비가 집을 지어 그 밑에 판자를 대줬다는 것을

형이 말해줬어요.”

“민기야, 우리 집에 외딴곳에 살아서 친구가 없어 심심하고 외롭지?”

“네, 가끔요. 방울이와 동글이도 있고 휘파람 새도 있고 포도랑 복숭아, 시원한 배를 심어

따먹으니 좋은데, 친구들이 우리 집이랑 가까운 곳에 살았으면 좋겠어요.”


민기는 학교에서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시력이 좋지 않아 안과에 가라는 처방을 받았어요.

안과에 갔더니 왼쪽 눈이 난시라고 했어요. 의사 선생님이 게임을 많이 하면 시력이 나빠진다고

했어요. 안경점에서 안경을 맞췄습니다.

민기는 안경을 쓰고 엄마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미장원에서 머리를

깎았어요. 깎은 머리가 도토리가 모자를 쓴 것처럼 우스워보여 헤죽헤죽 웃었지요.

민기가 웃는 이유는 학교에 가면 아이들이 안경을 쓴 밤톨 같다고 놀릴 거 같았거든요.

안과 선생님이 인터넷 게임을 조금만 하라고 했어요.


유튜브와 게임을 많이 하면 눈이 피로하기 때문에 토요일과 일요일만 게임을 하기로 엄마와

아빠랑 약속했습니다.

매일 게임하면 시력이 나빠져서 심각해진다고 했어요. 민기의 친구는 자전거와 컴퓨터입니다.

민기는 매일 컴퓨터 게임을 하고 싶지만 토요일과 일요일까지 참기로 했어요.

게임이 하고 싶을 때마다 자전거를 타고 마당을 빙글빙글 돌아봅니다. 자전거를 타고 심심하면

자전거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방울이와 동글이를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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