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화. 외계 소년 또별

[ 장편동화 연재 ] < 꼭꼭 숨어라! > 유정 이숙한

by 유정 이숙한

“민기야, 여기 은행나무 공원에 왔는데 너도 은행나무 좋아하지?”

“나도 은행나무 좋아해, 또 별아.”

“민기, 너. 은행나무가 꽃 피는 거 본 적 있니?”

“글쎄! 자세히 보진 않았지만 이제부터 자세히 살펴볼게.”

민기은 또별의 말을 듣고 은행나무가 많이 있는 공원으로 갔어요.

공원 끝에 산책로에는 무당벌레도 있고 곤충들도 많았지요.

민기가 공원 의자에 앉아있는데 잠자리 같은 것이 휙’ 날아왔어요. 그리고 민기의 귀에

작은 소리로 말했어요.

“민기야, 너 무당벌레 좋아하니?”

민기는 아무 생각 없이 무표정하게 대답했어요.

“무당벌레도 좋아하고 매미나 장수풍뎅이도 좋아하는데, 넌 누구야? 왜 네 모습은 보이지

않고 말소리만 들리지?”


민기의 어깨에 무엇인가 곤충 같은 것이 앉는 거 같았지요.

‘혹시 또별이가 잠자리로 변신한 거 아닐까?’ 하고 생각한 민기입니다.

누군가 말을 걸었어요.

“민기야, 동쪽 별나라에서 온 외계인친구 또별이라고 하는데 낮에는 곤충의 모습을 하고 있어.

어떤 곤충으로든 변신할 수 있거든! 밤이 되면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단다.”

“넌 누군데, 모습은 보이지 않고 목소리만 들리는 거니? 네가 말한 외계인이 어디 있는데? 말도

안 돼, 너 탐정만화 읽은 것을 내게 말해 주는 거지?”

“아니야. 네게 말하지 않은 비밀이 있는데 미리 말해주지 않아서 미안해. 네가 내 말을 들으면

내 머리가 어떻게 된 게 아니냐고 그럴까 봐 말하지 않은 것뿐이야?”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그 목소리는 외계친구 또별이 틀림이 없었지요.


또별은 민기에게 자세히 설명을 해 주었지요.

“오늘은 잠자리, 내일은 반딧불, 어제는 무당벌레나 하루살이보다 작은 벌레. 너와 나는 옆에

없어도 텔레파시를 통해 생각이나 음성이 들리는 거 모르지?”

또별의 말을 전해 들은 민기가 말했어요.

“또별아, 지금 네 모습을 내게 보여주면 안 되겠니?”

“민기야, 잘 봐, 난 네 옆에 앉아있잖아, 지금은 잠자리 모습을 하고 있어, 잘 보이지?”

민기가 주위를 살펴보니 잠자리 한 마리가 또별의 어깨 위에 앉아있었지요.

민기가 말했어요.

“또별이 네가 내 어깨에 앉아있었구나. 그래서 네 말이 잘 들린 거였어. 넌 다른 곤충의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다고?”


잠자리가 머리를 흔들더니 잠자리 날개가 파르르 떨립니다. 그리고 하얀 연기가 나오더니 빨간색

바탕에 까맣고 둥근 점이 알록달록 보이는 무당벌레 한 마리가 민기의 어깨에 앉아 있었지요.

“너, 또별이 맞구나, 어떻게 그렇게 변신할 수 있니? 대단하다!”

“그래, 그렇게 봐줘서 고마워! 너도 무척 똑똑하잖아, 욕심도 많고 공부도 잘하잖아. 난 잠시 가

볼 데가 있어서 그러는데 이따 저녁에 네 방으로 갈게.”




민기는 또별과 헤어져 집으로 올라갔어요. 밤이 되었지요. 민기의 방 컴퓨터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휘~' 작은 바람소리가 들리더니 다섯 살 먹은 사내아이처럼 작은 아이가 민기의 컴퓨터

속에서 톡 튀어나왔지요.

“민기야, 안녕! 나 또별이야. 밤이면 네 방에 찾아올 수 있어서 좋다.”

“네 말이 맞았네! 넌 동쪽별에서 내가 본. 네 키보다 큰 천체망원경으로 지구별을 훔쳐보던

소년이 바로 또별이 너였구나. 넌 내가 내 별에 가도 아는 척하지 않았잖아?”

“민기 네가 내 별에 왔었다고? 난 보지 못했는데?”

“내가 여러 번 갔는데 네가 날 보고 보지 못한 척해서 가기 싫어졌어, 그럼 꿈을 꾼 것일까?”

“내가 천체망원경으로 지구별을 훔쳐본 거 맞는데? 그렇다면 네가 내 별에 왔다간 것이 맞는데?”


민기는 작아서 입지 못하는 옷을 또별에게 주었어요. 또별은 형의 옷을 입은 것처럼 커다란

옷 속에 묻혀 있었고 민기는 그 모습을 바라보더니 하품을 합니다. 이내 깊은 잠에 빠졌어요.

또별은 민기의 커다란 옷을 입고 민기의 자는 얼굴을 만져봅니다. 컴퓨터에 앉아 뭔가 글을

쓰고 있었지요.



민기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올라가는 도중 누군가 목을 꽉 조여 오는 것을 느꼈어요.

“누구야, 이거 놔?”

“나야, 또별. 왜 그렇게 놀라는 거야?”

“난 귀신인 줄 알았잖아?”

“귀신은? 외계인이면 몰라도.”

“뭐, 너처럼 못생긴 외계인도 있었니?”

“나보다 더 못생기고 생쥐처럼 생긴 녀석들이 얼마나 많은데? 나 정도면 미남 외계인이지!”

또별의 말을 듣고 민기는 깔깔 웃었지요. 또별을 어깨에 태우고 집으로 들어갔어요.

맛있는 냄새를 맡으니 시장기가 몰려왔지요.




또별의 별에는 꽃나무가 하나 있었지요. 달을 보면 꽃이 피는 키가 작은 달맞이꽃이었어요.

또별은 달맞이꽃에 물을 주고 잠자리로 변신하여 벌레도 잡아주고 보살펴주었어요.

그렇게 잘 보살펴주는데 작은 달맞이꽃은 또별에게 투덜대며 귀찮게 굴었지요.

“낮이면 뜨거워서 얼굴이 뜨거우니 햇볕을 가려 줘?”

“어제도 네게 햇볕을 가리는 우산을 씌워주었잖아?”

“깍지벌레가 내 옆구리를 얼마나 물어뜯었는지 아니? 귀찮아 죽겠단 말이야”

“어제도 깍지벌레를 잡아주었잖아, 또 물고 주고 넌 매일 투덜대기만 하니, 너의 잔소리 때문에

귀찮아서 멀리 떠나 지구 별로 떠날 거야.”

“안 돼, 난 네가 없으면 하루도 살 수 없어. 내가 귀찮게 하지 않을게. 제발 가지 말아 줘?”

“그럼 네 꽃이 지기 전에 돌아올게, 지구 별 민기네 집에 가려고 해.”

노랗고 예쁜 작은 달맞이꽃은 눈물을 흘리며 또별을 말렸지만 듣지 않았지요.

또별은 무당벌레 비행접시를 타고 민기가 사는 지구별로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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