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화. 효능이 많길 바래요

[장편동화 연재] < 꼭꼭 숨어라! > 유정 이숙한

by 유정 이숙한

민기는 집에 오자마자 샤프로 글을 썼습니다. 종이 앞면에 한문으로 '부적'이라고 쓰여있고 뒷면에는

살이 빠지는 부적이라고 쓰여 있으며 그 밑에는 점 점으로 이어진 빈칸으로 살이 빠지기를 희망하는

킬로그램을 적었습니다. 민기가 연필로 또렷하게 썼어요.

“살이 빠지게 해 주세요, 6kg 빠지게 해 주세요. 효능이 많길 바라요!”

라고 메모하고 소라가 가르쳐준 대로 베개 위에 부적을 깔고 머리에 베고 잠을 잡니다.

아침에 일어나자 배가 아파서 기분이 나빴는데 설사를 했어요. 보통은 변이 굵고 딱딱하여 변기가

자주 막혔는데 엄마가 주는 물을 먹고 좋아진 것인지 부적 때문인지 설사를 하니 배가 홀쭉해졌어요.

엄마는 민기에게 배가 나왔다며 임신 7개월이라고 놀렸는데 민기의 배가 약간 들어 가자 멋있다고

말해줬어요.

학교에서 우유를 먹었는데 속이 메스꺼워 토할 것 같았으나 참았습니다.

오늘 밤도 살이 빠지는 부적을 베고 잠을 잘 것입니다. 어제는 설사하는 꿈을 꾸었는데 오늘은

무슨 꿈을 꾸게 될지 궁금한 민기입니다.


민기는 똑똑한 어린이라 부적이 거짓인지 알고 있습니다. 신기하게 부적을 베고 잠을 잤더니

아침에 화장실에 가서 변을 보는 것이 전보다 편해지고 수월해졌습니다.

꿈속에서 형이랑 식염 온천 노천탕에 가서 놀다 3미터 아래로 떨어지는 꿈을 꾸었는데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잠에서 깨어난 민기가 엄마에게 말했어요.

“엄마, 어젯밤 꿈에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꿈을 꾸었는데 너무 무서웠어요.”

“그래, 높은 곳에서 떨어질 때, 깜짝 놀라면서 키가 커지는 거야. 그런 꿈 자주 꾸렴!”

“그래요? 저는 엄청 무서웠는데요.”

“민기야 10시 전에 자야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꿈을 자주 꾸지? 살을 빼려고 하지 말고 그 상태로

키가 쑥쑥 자라면 되는 거야. 일찍 자는 습관을 들이도록 해.”


민기는 밤에 잘 때 희한한 꿈을 꾸었지요. 꿈에 어떤 노인이 나타나 삽을 주더니 사과나무 밑을

파보라고 했어요. 사과나무 밑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해서 삽으로 파보니 하얀 모래가 자꾸만

나옵니다. 계속 땅을 팠더니 등에서 땀방울이 흐릅니다.

등을 펴고 일어났는데 노인은 온데간데없고 하얀 백자로 된 항아리가 나왔어요. ‘선사 시대의

유물이니 선생님께 말씀드려야지?’ 하고 생각하다 꿈에서 깨었어요. 백자 항아리 속에는 뭐가 들어

있는지 열어볼 것을. 열어보지 않은 것이 후회되는 민기입니다.

아침이 되었으니 잠을 자서 꿈을 다시 꿀 수도 없는 노릇이라 답답하기만 합니다.

책가방을 메고 꽃밭 한쪽에 있는 사과나무에 가 보았더니 가을이라 잎이 다 떨어지고 한 개

남은 잎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습니다.

민기는 꿈을 꾼 이후 사과나무에 관심 가지게 되었고 음식물 찌꺼기들을 뿌리와 세 뼘 정도

떨어진 곳에 묻어주었습니다. 엄마는 사과나무의 곁가지를 쳐줍니다.

사과나무에는 봄눈이 매달려 있었는데 항아리 모양이었고 겨울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민기가 말했어요.

“사과나무야, 내가 거름 많이 주었으니 내년에는 사과를 많이 열려야 한다? 사과 많이 먹고 건강해

지게 해 주렴!”

아빠는 걷는 기계(러닝모션)에서 걸은 시간만큼 게임이나 유튜브를 보게 해 줬어요.

민기는 눈치 보지 않고 게임이나 유튜브를 볼 수 있어 좋았지요.

어제는 1시간 뛰면서 걸어 1시간 게임을 하였고 오늘은 2시간 운동해서 2시간 게임하고 있습니다.

keyword
이전 25화25화. 짜증이 나는 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