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1. 유치원생 내 친구

[장편동화 연재] < 꼭꼭 숨어라 > 유정 이숙한

by 유정 이숙한

[ 어미젖을 떼고 공주와 명랑이는 사원 아파트에 사는 내 친구네 집에 데려가고 통통이는 남자 아기가

있는 집으로 보내졌어. 동글이는 방울이 엄마의 배를 배고 낮잠을 자고 있어, 해피는 그 모습이 부러워

방울이와 동글이네 집을 멀거니 바라보았어.

방울이는 동글이가 밥을 먹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어. 동글이가 밥을 다 먹으면 그제야 밥그릇에

다가가 밥을 먹었어. 동글이는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잘 자라서 키가 엄마만큼 커졌어.


바람이 쌩쌩 부는 추운 겨울, 바람에 풀들이 드러누웠어. 텅 빈 들판에는 힘센 바람이 하얀 말을 타고

달렸어. 추운 겨울은 방울이와 동글이는 자유의 몸으로 개울을 건너가서 돼지 키우는 집에 가서 맛있는

돼지똥도 먹을 수 있으니까. 방울이와 동글이는 긴 털을 휘날리며 넓은 들판을 뛰어다녔어,

해피는 방울이와 동글이가 부러워서 같이 가고 싶다고 '웡웡' 소리를 질렀지만 메아리만 대답했어.



엄마는 나무들과 공장 일에는 지극 정성인데 나와 놀아주지 않았어. 나는 친구가 없어 외로웠어.

민성이 형도 중학생이라 학교에서 늦게 오고 이웃에 사는 보연이는 같은 반인데 여자아이라 같이 놀아도

재미없고 보연의 남동생 현수는 한 살 어려서 형 노릇하는 것이 부담스러웠어.

현수가 우리 집에 자전거를 타고 놀러 오면 보지 못한 척했어, 내가 엄마에게

“엄마 저도 큰 자전거 사주세요. 현수가 저보고 아기자전거를 탄다고 놀린단 말이에요?”

“네 자전거는 보조 바퀴를 떼어서 탈만 한데 조금만 더 타면 안 되겠니?”


“저는 2학년인데 꼬마 자전거를 어떻게 타요.”

나는 엄마 때문에 화가 났어. 현수가 큰 자전거를 타는 그 모습이 싫어서 현수를 본체만체했어.

현수는 우리 집 마당을 빙글빙글 돌더니

“민기 형도 나처럼 큰 자전거 사달라고 해? 형 자전거는 여섯 살 먹은 아이들이 타는 거야?”

“나도 큰 자전거 살 거야, 엄마가 사준다고 했어.”

나는 현수 때문에 기분이 상했어. 현수가 마당에 있거나 말거나 집안으로 들어갔어.



유치원생 내 친구인 자전거가 눈물을 흘리며

“민기야, 요즘은 나랑 놀아주지 않는 거야? 네가 나랑 놀아줄 때 행복했는데..”

“내가 널 좋아해도 현수 자전거보다 작아 자존심이 상해서 탈 수 없어...”

“미안해, 내 키가 작아서, 내 키를 크게 해달라고 달님에게 소원을 빌어볼까?”

유치원생 자전거 친구가 눈물을 흘렸어. 나는 미안해서

“친구야, 미안해. 네가 작아도 넌 내 친구야. 현수가 오면 모른 척해도 이해해 줘!”


엄마가 얼굴에 미소가 품은 채 내게 다가오더니

“민기야, 네 자전거가 작아 어울리지 않으니 소영이 주고 넌 큰 자전거 사줄까?”

“정말요? 언제 사줄 건데요?”

“되도록 빨리 내 사줄게.”

나는 새 자전거를 얼른 타고 싶었지만 유치원생 자전거는 소영에게 주고 싶지 않았어.

추억 속 보물처럼 가까이에 두고 싶었거든. 하지만 자전거를 얼른 타고 싶은 욕심에 대답했어.

“엄마, 빨리 사 주세요, 언제 사줄 건데요?”


엄마는 화단에서 상추를 뜯어 오더니

“민기야. 세발자전거도 타지 않고 세워 두니, 눈과 비를 맞아 녹이 슬고 보기 싫잖니?

붕붕 자동차도 곰팡이 꽃이 피어 보기 흉하고. 자전거도 그냥 세워두면 녹이 슬고 낡아지는 것

보다 소연이 주는 게 낫지 않겠니?”

학교에서 돌아왔는데 자전거가 보이지 않았어. 엄마가 소영에게 준 것을 알고 있었지만

서운한 마음에 집 안팎을 이리저리 돌아보았는데 보이지 않았어. 엄마가

“민기야, 자전거가 없으니 서운하지? 네 친구 자전거도 새 친구가 생겨 행복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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