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화. 꼭꼭 숨어라.

[장편동화 "꼭꼭 숨어라!" 연재] 유정 이숙한

by 유정 이숙한

엄마가 방울을 불렀는데 오지 않았어. 어디선가 낑낑거리는 강아지 소리가 들려왔어. 무슨 일일까?

이상하게 생각한 엄마는 낑낑 소리 나는 쪽으로 갔어. 그 소리는 컨테이너 창고 아래에서 나는 소리였어.

아침인데도 그늘이 져서 어두컴컴한 컨테이너 아래를 들여다보더니 깜짝 놀랐어.

“방울이 너, 여기에 새끼를 낳은 거니? 정말 놀랬다. 넌 역시 천재 견이야.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비좁은

곳에 땅을 파고 강아지를 낳아서 젖을 주고 있는 거야?”


방울은 고개를 떨군 채, 갓 태어난 강아지들에게 젖을 주고 있었어. 엄마가 말했어

“네 새끼들을 지키기 위해 좁은 틈새에 새끼를 낳고 아무도 보지 못하게 감춘 거니? 네 맘은 이해하는데,

여기는 차가 드나드는 넓은 마당이라 위험해!”

“안 돼요, 아줌마. 우리 아기들 누가 데려갈 거 같아 불안해요. 제발 여기 컨테이너 아래에서 아기를

키우게 해 주세요? 제발 우리 아기들 데려가지 마세요!”

“여긴 차가 드나들어 위험해! 대문 옆이고 강아지들이 걸어 다니다 교통사고가 날 수 있으니 강아지들을

안전한 곳으로 옮겨갈 거니까 기다려?”



엄마는 방울이처럼 강아지들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었어, 호미를 가지고 와서 방울이가 새끼들과 함께

있는 컨테이너 창고 아래를 호미로 파고 넓은 공간을 만들었어. 그 안에 팔을 집어넣고 손에 잡히는

강아지들을 한 마리씩 꺼내 따뜻한 옷가지를 담은 바구니에 옮겨 담았어. 방울은 엄마에게 강아지를

가져가지 말라고 애원하며 끙끙거리며 말했어.

“아줌마. 제발 우리 아기들 누가 데려가지 마세요. 컨테이너 아래에서 새끼들을 키우게 해 주세요?

제발 애기들 데려가지 마세요!”

“방울아, 강아지들이 밖으로 나가면 차가 드나들어서 새끼들이 차에 치일 수 있으니 위험해, 아줌마가

포도나무 아래에 울타리를 쳐줄 테니 그곳에서 새끼들을 기르렴!”


엄마는 포도나무 아래에 플라스틱 상자를 촘촘하게 엮어 울타리를 만들었어. 그 안에 새끼들을 갖다

놓으니, 방울이는 폴짝 울타리를 뛰어들어가더니 새끼들에게 젖을 주었어.



엄마는 거실 창문을 열고 말했어.

“민성아, 민기야. 이리 와서 강아지들 보렴! 방울이 컨테이너 아래에 새끼를 4마리나 낳았어.

엄마가 컨테이너 아래 땅을 파서 새끼들을 꺼내 포도나무 아래 울타리 안으로 옮겨다 놓았어.”

“와우~엄마. 방울이 똑똑하네요. 누가 강아지들을 데려갈까 봐 숨긴 건데, 컨테이너 밖은 차가

왔다 갔다 드나들어 위험한데, 엄마, 강아지들 어디 있어요?”

내가 뛰어나오자 민기도 웃으며 왔어, 강아지들을 만져보는 민기는 행복한 얼굴이었어.


엄마는 포도나무 아래 플라스틱 상자로 엮은 울타리 안에 방울이 집을 옮겨 놓았어, 새끼들이

춥지 않게 집 안에 헌 옷가지를 두툼하게 깔아주고 흐뭇한 표정으로 집으로 들어갔어,

다음 날 아침이었어, 방울에게 미역국을 주러 간 엄마가 놀라서 소리쳤어.

“강아지들이 사라졌다,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아? 방울이 다른 곳으로 옮긴 거 같아.”

엄마와 방울이의 숨바꼭질이 시작되었어.



엄마는 토끼처럼 귀를 세우고 강아지 소리를 찾아 나섰어, 어디선가 강아지들이 소리가 들렸어,

엄마는 컨테이너 창고 아래를 살펴보았어. 비어 있었어. 그때 강아지들의 행복한 노래가 들렸어.

엄마의 손이 닿지 않은 깊숙한 곳에서 방울은 젖을 먹이고 있었어, 깊숙이 숨겨놔도 강아지 찾기를

포기할 엄마가 아니었어.


엄마가 말했어.

“방울이 너? 깊은 곳으로 데려가면 이 아줌마가 찾지 못할 줄 알았어?”

방울은 컴컴한 컨테이너 창고 아래 고개를 숙인 채, 눈만 껌벅거리고 있었지, 지난 번은 남쪽이었는데

이번에는 서쪽 끝이었어. 방울은 강아지들을 꼭꼭 숨기고 엄마는 술래가 되어 강아지들을 찾고 있었어,

엄마는 서쪽 바닥에 납작 엎드려 핸드폰 전등으로 불을 켜고 그 안을 비추었어.

저만치 깊은 땅을 파고 새끼들을 숨긴 방울이가 보이고 어린 강아지들의 머리가 보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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