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동화 연재] < 꼭꼭 숨어라! > 유정 이숙한
방울은 깍쟁이 할머니 집으로 들어가는 자동차나 오토바이 등. 굴러가는 바퀴만 보면 흥분해서
쫓아가서 송곳니까지 드러내놓고 으르렁거리며 짖었어,
방울이 발뒤꿈치를 무는 바람에 미안해하는 엄마에게 깍쟁이 할머니가
“아프진 않은데 조금 놀랐어, 방울이 너. 우리 집에 왔을 때 맛있는 고기도 줬잖아, 내가 널 예뻐
하는데 내 발뒤꿈치를 문 건 너무했다 얘?”
나와 민기는 그 모습을 숨어서 지켜보다 소리가 나지 않게 물개박수를 쳤어. 민기가
“방울아, 잘했어. 그 할머니는 뒤꿈치 물어도 돼. 그 할머니네 개가 우리 집 마당에 매일 와서 똥을
싸놓고 가고 우리 방울이 밥도 훔쳐먹고 갔으니까, 방울이 아주 잘했다.”
방울은 깍쟁이 할머니와 할머니네 사나운 개 깜순이가 돼지똥을 주워 먹으러 가면 죽어라 짖기
때문에 무척 싫어했어. 방울이가 쉬지 않고 거실 쪽 창문 아래서 계속 짖어대고 있었어.
민기가
“형, 깍쟁이 할머니가 방울을 예뻐하는 것 같아도 거짓 예쁨인 거 방울이 모르겠어? 아무도 없을
땐 방울이에게 화를 내고 겁을 줬으니까 방울이가 저렇게 난리를 떠는 거겠지?”
“그러고도 남을 할머니지. 그 집 개도 할머니를 닮아서 우리 집에 와서 똥이나 싸고 방울이 밥을
훔쳐 먹으면서 오히려 성질을 내고 있으니 방울이 미워할 수밖에.”
방울은 깍쟁이 할머니 집에 갔을 때 방울에게 소리를 질러서 싫어했어. 할머니가 집으로 돌아가자
가는 뒷모습을 보고 웡웡 짖어대는 방울이였어.
방울은 민기에게 한 걸음 가서 눕고 또 한 걸음 가서 누우며 예뻐해 달라고 했어.
민기는 방울이 더럽다고 손으로 만져주지 않고
“방울이 너, 목욕 좀 해라, 더러워서 만지기 싫어, 네 털에서 돼지 똥 냄새난단 말이야?”
“도련님 목욕도 시켜주고 예쁘다고 쓰다듬어 주세요! 해피만 예뻐하지 말고.”
방울은 민기가 더럽다고 예뻐해 주지 않자 방울은 무척 슬펐어.
어느 날이었어. 아빠가 읍내 병원에서 하얀 개를 데려왔어요. 눈송이처럼 깨끗하고
깜찍했어, 털에서 향기로운 샴푸 냄새도 나고 하얀 털이 길고 눈이 부셨어,
방울은 슬픔에 잠겼어, 외로이 묶여있는 해피에게 달려가 뽀뽀를 해주며
“해피야? 아저씨는 방울이 예쁘다고 하더니 눈송이가 깨끗하다고 예뻐하는 거 같아.
민기 도련님도 내가 더럽고 돼지 똥 냄새난다고 싫어해. 흐흐흑...”
방울은 해피에게 푸념을 늘어놓으며 서럽게 울었어. 해피가 말했어.
“방울 언니는 귀여운 아기처럼 예뻐, 나처럼 키만 껑충 크면 뭐 해? 언니처럼 작고 귀여운
개가 예쁘지. 언니 힘내! 나도 언니처럼 묶여있지 않고 마음대로 돌아다니고 싶어!”
해피는 방울을 위로했어. 해피는 키만 커진 것이 아니라 마음도 커진 것 같았어.
방울이 밭에 뿌려진 돼지똥을 주워 먹고 있는데 모르는 개가 다가왔어. 개울 건너에 사는
뽀삐인데 방울에게 친하게 지내자고 했어. 뽀삐와 방울은 친구가 되었어.
뽀삐와 함께 깍쟁이 할머니 돼지막에 들어가 돼지똥도 주워 먹으러 가고 외롭지 않았어.
방울이는 뽀삐와 개울가를 걷고 논에 날아다니는 지푸라기와 검불도 잡으러 다니고 풀밭에서
뒹굴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어. 방울과 뽀삐는 짝짓기를 했어.
한 달이 지나자 방울은 아기를 가져 배가 부르고 몸이 무거워 빙글빙글 빠르게 굴러가는
차바퀴를 따라잡을 수 없었어.
엄마는 방울의 배를 만지며 새끼들이 뱃속에서 잘 놀고 있나 보았어,
민기가 엄마에게
“엄마, 방울이 언제쯤 새끼를 낳아요? 방울이가 낳은 강아지 빨리 보고 싶다!”
우리 가족은 방울이가 새끼를 가졌다고 맛있는 것도 많이 주고 예뻐했어. 털이 하얀 눈송이도
풀숲에 뛰어다니고 흙밭에 뒹굴어 황토색 개가 되었어.
내가 눈송이에게
“넌 눈송이가 아니라 흙송이다. 깨끗한 털이 예쁘고 좋은데 그게 뭐니, 흙투성이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