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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전말

"후속 23화. 그런 셈법이 있나?" < 행복이 머무는 시간 >

by 유정 이숙한

25년 8월 12일 화요일 아침이었다.

전지밥통 취사를 누르고 밥이 지어지는 사이에 계란말이를 하고

양념깻잎과 오징어젓, 깍두기를 통에 담았다.


집밥은 정성과 사랑이 양념으로 들어가 있어 정갈하다.

특별한 반찬은 없지만 맛있게 먹을 사람의 얼굴이 그려진다.


워낙에 말이 없는 사람이라 "맛있게 잘 먹었다." 공치사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의 눈에서 맛있게 잘 먹었다는 말을 읽고 있다.



백 킬로 가까운 스테인리스 덩어리를 가공하느라

밤이면 오른쪽 팔과 어깨가 아파서 쩔쩔맨다.

진통제를 먹으며 버티지만 그 일이 끝나야 아픔이 멎는다.


나는 자칭 돌팔이 물리치료사다.

교통사고로 허리통증이 심해 물리치료받으러 병원에 오래 다녔다

특수치료도 받아보고 다른 이들 물리치료 하는 방법을 잘 봐뒀다.


반듯이 누운 자세로 양어깨를 뒤로 내 체중을 실어 꾹꾹 눌러준다.

나의 일일 환자인 이를 엎드린 자세로 등뒤에서 양어깨에 멘소래담 로션을 바르고

왼쪽 팔꿈치로 마사지해 준다. 근육이 이완되길 간절히 기도한다.



그곳의 일이 끝나면 점심을 싸주는 일도 끝난다.

가끔은 집에 와서 같이 점심을 먹을 때도 있는데 출근해야 하니 같이 앉아 점심을

먹을 수 없지만 식당 밥을 좋아하지 않아 혼밥을 할 때도 있다.


그런 변수를 위해 아침 설거지가 끝나면 반찬통에 반찬을 미리 담아놓고

찌개나 국을 준비해 놓고 나간다.


출근시간 전에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기도한다.

성경책을 읽고 찬송가를 부르며 가정예배를 드린다.

무사히 무탈하게 하루를 잘 보내라고 기도한다.


체중이 불었으니 뱃살 빼는 운동과 척추강화운동, 무릎운동과

오다리교정 스쿼트 운동을 하고 잠시 쉬며 글을 쓴다.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다.



이때까지 3주 넘게 어깨와 팔 통증에 시달릴 줄 몰랐다.

가공한 일이 45%가 불량이 났다는데 애초에 수치를 잘못 알고 일을 시킨 것이다.

마음이 착한 옆지기는 고통분담으로 돈을 받지 않기도 했다고 한다.


1인 대표는 납품처에 납품해서 재료비를 물어야 한다는데 그건 그쪽 사정이다.

근로를 했으면 응당 수고비를 줘야 하는 거 아닌가?

3주 넘도록 아파서 쩔쩔매는 걸 보니 화가 난다. 쫓아가서 얼마라도 받아내고 싶다.


<23화. 그런 셈법이 있나?>에 대한 사건의 전말이다.


일주일 넘게 점심과 저녁밥을 싸 보내느라 몸살이 난 나의 수고비는

어디서 보상받는단 말인가, 염치도 없는 대표는 처음 본다.

이렇게라도 화성시 팔탄면 소재한 회사 1인 대표를 고발한다.

마음이 5%는 풀렸는데... 아직도 화가 난다.


( "23화. 그런 셈법이 있나?"에 사건의 전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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