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캠핑하면서 바닷가 캠핑장, 스프링스 캠핑장, 산 위의 캠핑장 그리고 동굴캠핑장에 가보았다. 강가의 캠핑장도 있는지 찾아보다가 Black Water River State Park을 만났다. 검은 강물 주립공원이다. 강물이 검다고? 플로리다에는 물이 많고 다 맑다. 푸르고 초록빛 물은 바닷물이건 민물이건 많이 보았는데 검은색의 강물은 뭘까?
Black Water River State Park에 가보았다. 주립공원 사인안에 카누그림이 있어 흥미로웠다. 가이드 맵을 보니 캠프 그라운드가 많지 않다. 그리고 옆으로 Black Water River가 흐르고 있다. 이 Black Water River를 따라가는 카누 타기와 카약킹이 이 주립공원의 핵심이다. 카누와 카약 대여소가 곳곳에 있었다. 강물이니까 강을 따라 배를 타고 가면서 주변을 즐기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Black water river state park
바닷가에서는 파도타기가 스프링스에서는 다이빙이 Attraction이라면 강에서는 카누와 카약 타기가 Attraction이다. 캠핑장에 먼저 가보았다. 작은 자갈이 깔려있는 깔끔한 곳이다. 우리가 예약한 자리는 화장실과 샤워실에 가까이 있었다. 일단 캠프 그라운드를 돌아보고 텐트를 친 후 주변을 돌아보았다.
Campers Beach로 가는 트레일을 따라가 보았다. 트레일에 '악어 주의'라는 사인이 있다. 역시 플로리다! 강가의 비치에는 하얀 모래사장이 있고 파란 물 위로 튜브를 타고 즐기는 가족이 보였다. 바닷가만 비치가 아니라 물가는 어디나 다 비치라고 부른다. 여기 강가의 비치는 유속이 아주 느려서 거의 물이 안 흐르는 것 같이 보인다. 튜빙 하기에는 최적이다. 대부분이 튜브를 타고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Black water river state park
Public Boat Ramp가 있어 가보았다. 자기 보트를 가지고 오면 강에 띄울 수 있는 Ramp다. Boat Slip에 자기 Boat를 싣고 차로 끌고 와서 이렇게 퍼블릭 보트 램프에서 보트를 물에 띄운다. 보트를 타고 물놀이를 하기도 하고 낚시를 하기도 한다. 플로리다는 취미생활의 낙원이다. 사냥 낚시 보트 캠핑 같은 온갖 아웃도어 액티비티를 거의 1년 내내 할 수 있다. 좋아하는 걸 마음껏 할 수 있어서 그런 걸까? 사람들이 마음에 여유가 있고 느긋한 것 같다.
Black water river state park
비치가 아닌 강가에 다다르니 정말 강물 색이 진한 밤색이다. Black Water River라는 이름이 붙을만하다. 수심이 깊은 곳은 정말 검은 강물로 보인다. 강물로 들어가 보았다. 여기는 왜 물색이 이런 검은색이 된 걸까?
Black water river state park
찾아보니 나무의 탄닌성분이 물에 우러나와 이렇게 되었다고 한다. 탄닌이면 홍차의 그 쓰고 떫은맛의 성분 아닌가? 그러고 보니 홍차도 이렇게 갈색에서 밤색 컬러다. 이 강이 늪지대를 지나 흘러가면서 그 늪지대 나무의 Tannins 성분이 스며들어 강물 색이 밤색이 된 채로 흘러간다고 한다. 갑자기 거대한 홍차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플로리다에서의 캠핑은 다양한 자연을 직접 느끼고 활동하면서 자연을 사랑하게 된다. 캠핑을 하면서 단순히 자연 속에서 즐기는 것이 아니라 주변환경의 특징을 더 잘 알아가고 아끼고 그 속에 스며들게 된다. '캠핑 가면 별보고 고기 구워 먹고 오는 거지'라고 생각하고 시작한 캠핑이었다. 지금에 와서는 새로운 환경을 체험하고 조용한 숲 속에서 가족끼리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추억을 쌓아가는 Activity가 되었다. 아름다운 자연을 보고 감동하다 보면 일상의 고민 걱정 불안이 다 사소해지는 경험도 캠핑의 맛이다. 캠핑을 하고 나면 마음이 깨끗한 물로 씻긴 듯이 순화되어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Black water river state park
지금까지 플로리다 팬핸들 지역의 캠프그라운드를 다닌 캠핑 경험을 공유하였다. 어느 한곳 추억이 쌓이지 않은 곳이 없다. 다음화부터는 플로리다에서의 캠핑경험 못지않은 플로리다에서의 여행경험을 공유하려고 한다. 플로리다의 가장 서쪽인 펜사콜라부터 시작해서 플로리다의 동쪽으로는 잭슨빌, 세인트 오거스틴, Fort Laudardale 그리고 마이애미까지, 중앙에는 올랜도와 EverGlades 국립공원, 서쪽으로는 키웨스트, 세인트 피터스버그 그리고 템파까지, 플로리다 반도를 한바퀴 빙 돌면서 소개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