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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대는 애!

<제3화> be동사: be 동사는 나대는 애!

by 미니 퀸

<제3화>

be 동사를 배우자!


"얘들아, 안녕? 저번 시간에 배운 깡패형아는 잘 기억하고 있지?"

"네~" 대답하는 학생들은 자기들을 즐겁게 해 준 깡패형아가 좋다는 듯 헤벌쭉.


"그럼 오늘은 서울에 살고 있던 한 남자이야기를 해줄게. 한 10년 전인가? 서울에 어떤 남자가 살고 있었는데, 그 사람은 여자를 워낙 좋아해서 여러 명의 여자와 결혼을 하고 싶었대."

전자칠판 위에서는 이미 손이 얼음 위를 미끄러지듯이 부드럽게 이동한다.

He has a wife. He has a baby. "이 아저씨는 이미 결혼해서 한 명의 아내가 있었고 아기도 한 명 있었지."

"아, 그런데 이 사람이 여자를 워낙 좋아해서 더 많은 아내를 맞이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단다. 어느 날 이 남자는 꿀 같은 정보를 얻게 돼. 아~ 글쎄, 중동지역에서는 합법적으로 아내를 4명까지 가질 수 있다는 거야. 눈이 번쩍 뜨였지. 그래서 그 아재가 그 먼 곳으로 갔냐고? 흐흐. 갔지, 갔어. 중동으로 아예 이민을 갔지. 그리고 소원대로 더 많은 아내가 생겼단다."


다시 손은 칠판 위를 부드럽게 달린다.

He has four wives. He has ten babies. "흠, 아내가 많으니 아기들도 많아졌지."

아이들은 눈치 못 챘을 수도 있지만 난, 나름 자연스레 전 시간에 배운 '자음+y -> ies'와 'f/fe -> ves'로 변하는 법칙을 remind 시켜준다. 스스로 brilliant(기발하다)고 생각하면서. 그런데...


실패다!


애들은 아내를 네 명이나 가진 어른남자 이야기가 재미없다보다. 반응이 시큰둥.


얼른 화제 전환~ "여러분, 오늘은 be동사의 부정문과 의문문을 공부할 거예요. be동사가 뭐였죠?"

"am, are, is요~ was, were요."

학생들 몸에 다시 미세한 떨림이 감지된다. 목에 핏대 세우는 몇몇 녀석들이 보이는군. 역시 자기들 이야기를 해줘야 귀를 쫑긋한단 말이지! 그럼 뭐~ 원하시는 대로 너희들 수준에 맞춰주마.


"맞아요! 그런데 여러분, be동사가 엄청 나대는 애라는 거 알았어요?"

엥? 아이들 눈이 옆으로 가늘어지고 콧구멍은 벌름거린다. "나대는 애래~ 크크"


진지함을 가장하고 연기를 하는 나~ "부정문을 만들려고 했더니 나대는 애가 말합니다. not~ 너 내 뒤로 와!"

"의문문을 만들려고 했더니 나대는 애가 말합니다. 야! 내가 할게~ 하면서 앞으로 톡 방정맞게 튀어나갑니다!"

학생들은 자기 반에 꼭 있음 직한 나대는 애를 머릿속에 떠올렸는지 진짜 나대는 애를 보고 비위 상한 것 같이 삐죽거린다. 됐다. 이제부터 부정문과 의문문을 만들 땐 이 순간이 생각날 것이다. be 동사는 나대는 애~!


난 학생들과 나대는 애, be동사를 데리고 문장을 만들며 한동안 논다. 학생들도 한참 나대는 애와 놀아서 그런지 삐죽이던 입이 어느덧 제비같이 된다. 영어 애벌레 먹느라고 오므렸다 벌렸다 하는 입에 사탕이라도 넣어주고 싶다. 에구! 우리 이쁜이들~


부정문과 의문문만 나오면 유난히 나대는 be 동사~, 요놈을 학생들 머릿속에 쏙~ 입력 완료! 참고로 조동사도 나내는 애지만 요건 헷갈릴까 봐 나중으로 기약하고 오늘은 여기서 수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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