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0 쓰다
쓰다
너와의 마지막을 글로 써 내려가다 보면
잉크보다 더 진한 아픔이 번져온다.
한 줄, 한 줄 쓸 때마다
그리움이 스며들어, 마음은 쓴맛으로 물들어간다.
달콤할 줄 알았던 그 순간들이
이제는 입안 가득 쓴맛으로 남아 있을 뿐.
언제나 함께였던 기억의 조각들을
모자처럼 가볍게 눌러 쓰고,
흐르는 눈물도 모자챙에 감춰 보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 박힌 이 쓰린 기억들은
어디에도 쓰지 못할 채 남아 버렸다.
너와 함께한 시간이,
내게 남긴 이 쓴 맛이
모자 너머 흘러내려,
결국 내 모든 것을 적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