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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hapsody Nov 18. 2024

Vol. 11


  

내 안에 병이 자라난다.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스며들어

하루하루를 갉아먹는 이름 없는 고통.

너를 잃은 후 시작된 병은

치료할 수도, 떨쳐낼 수도 없다.


책상 위 물병을 바라보다 문득

텅 비어 있는 그 모습을 보았다.

마치 나 같다,

너 없이는 더 이상 채워지지 않는 나.

병 속에 물 한 방울조차 남아 있지 않은 것처럼.


아픈 병을 품은 나와,

비어버린 병 하나.

둘 다 아무 소리도 없이,

단지 그저 이렇게 서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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