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나도 SNS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을 거 같아.
눈을 뜨자마자 인스타그램을 확인하는 것이
어느 순간 루틴이 되어버렸다.
친구들의 근황을 보고, 세상의 여러 사람과
소통하는 기분이 참 신기하고 재밌어서
자꾸만 보게 된다.
다른 사람들의 릴스나 피드를 보고 있으면,
재능이 넘치는 사람들이 참 많다.
잘하는 사람도 많고, 열심히 사는 사람, 잘난 사람, 예쁜 사람들이 이 세상에 많은 것 같다.
그렇게 한참을 사람 구경을 한 뒤 핸드폰을 끄고 우리 집을 보고, 나를 보게 되면 왜 이리 초라해질까?
미라클 모닝, 독서, 운동, 공부, 여행 등.
열심히 사는 사람들 속 나는 뭐 하고 있을까?
인스타 속 예쁜 여자들은 도대체 어떻게 관리할까?
물만 먹고사나?
나도 굶는다고 굶어도 보고, 심지어 살도 빼기도
했지만, 티도 안 나고 그 여자분들처럼
전혀 예쁘지도 않다.
친구들은 해외여행도 잘 다니고, 차도 잘 바꾸고,
아이들도 똑똑해. 남편도 자상해.
자랑할만한 것이 많은 것 같은데,
나는 도무지 자랑거리가 없었다.
나는 친구도 없이 혼자서 드라마 보고,
라면 끓여 먹고 있는데….
나름, 나 역시 부족한 거 없는 삶을 살고 있는데,
왜 도태된 느낌일까?
이 세상 사람들은 나 빼고 다 잘살고 있는 느낌이다.
아이러니하게 잘 사는 사람들도 많은데,
나처럼 이런 마음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
가뜩이나 경쟁적인 삶이 힘든데, 요즘은 더욱이
비교할 거리가 더 생기고 주눅 들 일이 더 많아졌다.
그러나 내가 나를 알고 난 뒤에는, 이런 쓸데없는
정보 속에서 나와 비교하지 않게 되었다.
나의 감정을 이해하니까, 나의 일상이 이해되었고, 나의 삶이 인정되었다.
나의 삶을 인정하고 나니, 다른 사람의 삶 역시
인정이 되었다.
SNS 속 잘 사는 사람들과
나의 다른 점도 알게 되었다.
SNS 속 인플루언서들은 나보다 잘난 것이 아니다.
내가 잘 못 사는 것도 아니다.
그들은 찾는 것을 잘하는 것이다.
자신들이 잘하는 것. 자신만의 장점,
매력 찾기를 잘하였고, 일상 속에서 행복을 찾아서 그날의 하이라이트를 잘 만든 것이다.
나 역시 하루 중 행복이 있다.
그것을 하이라이트로 만들면 된다.
머리를 식히려 산책을 하다가 파란 하늘 속
하얀 구름이 예뻐 보여서 사진을 찍어서
SNS에 올리면 SNS 속 나도 마음이
편안한 삶을 사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삶이 괴로워서 정말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서
조개구이에 소주 한잔 기울이는 것을 사진을
찍어 올리면, SNS 속 나도 인싸가 되는 것이다.
매일매일 출근길이나 산책길을 걸어가는 모습을
찍어서 올리면, SNS 속 나 역시 열심히
운동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내가 나를 알고 나니까 다른 사람의 삶에 흔들리지 않게 되고, 나의 삶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이 나의 일상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게 된다.
하루 중 하이라이트를 찾을 수 있게 된다.
거기에 내가 잘하는 것이나 관심이 있는 것을
접목해서 SNS를 한다면 나 역시 인플루언서가
되는 것이다.
나를 아는 것은 나를 내 인생에 주인공으로
만드는 것이며,
내가 주인공이 된 삶을 SNS에 올리게 된다면,
다른 사람들도 나를 주인공으로 보게 되는 것이다.
내가 내 인생에 주인공이 된다면,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멈추게 되고 더 이상 그들의 삶이
부럽지 않게 된다.
지금, SNS 속 사람들이 부럽고,
내 인생이 한심하게 느껴진다면
결코 내가 잘 못 살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저 나 자신을 아직 잘 모르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