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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영 Oct 24. 2024

지금 나의 모습이,  미래의 내 아이의 모습이다.

딸의 인생, 엄마의 인생을 닮는다.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를 키우며

집안일을 한지 어느덧 10년이 되었다.

그 흘러간 10년이 나의 인생에 작은 점으로

연결된 연장선인 것인지,

쉼표인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그것을 생각하느라 지금까지 공허감에 시달렸다.


하지만 지금이 나의 인생의 연장선이면 어떻고,

쉼표이면 어떠하리.


현재, 나는 이렇게 살고 있는데….

    

연장선이라 생각을 하니,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

같이 한없이 우울해지고, 불안해진다.

쉼표라고 생각하니, 언제까지 쉼표 인생을

살아야 하나 싶어서 나의 삶에 회의감을 느낀다.     

결혼하기 전에 친정엄마께서 나에게 결혼하지 말고,

혼자 살면서 일하면서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라고 말씀하셨다.


그때는 몰랐다.

나는 그렇게 살지 않았으면 하시는

엄마 자신의 인생에 대한 후회인 것을.


친정 엄마는 본인 인생이 없으셨다.


넉넉지 않은 생활을 위해서

내가 어릴 때부터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하셨다.

나는 엄마가 하루라도 편하게 쉬는 것을 못 보았다.

그리고 예쁜 옷 좋아하시는 엄마가 제대로 된

본인 옷을 사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예쁜 물건, 좋은 음식이 있으면 모두 동생과

나에게 주셨다.

그런데 정작 엄마의 희생으로 좋은 물건만 쓰며

자란 나는 엄마의 희생이 고맙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부담으로 다가올 때도 있었다.


솔직히 엄마가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우리 남매에게 희생을 그만하시고 본인 인생을

사시는 것을 바라기도 하고,

말씀도 드려봤지만 엄마는 자신을 돌보는 것을

어려워하셨다.     

나는 자라면서 결심해 왔었다.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고.


나에게도 딸이 있다.

딸이 행복하길 바라면서 나 역시 엄마처럼

딸에게 예쁘고 좋은 거 다 입히고 먹여가면서

나는 방치했었다.

나는 엄마의 인생을 따라가고 있었다.  

   

딸은 엄마의 인생을 닮는다고 하였다.


그렇게 다짐했지만, 엄마의 생활방식, 말투와 습관, 식습관, 감정관리 등 엄마의 일상을 그대로

닮아가고 있었다.     


엄마의 인생을 닮아가듯이,

나의 딸이 나의 인생을 그대로 닮겠구나.


나의 인생이 딸이 살아가는 인생이라고 생각했다.

현재 나의 모습이 딸아이가 내 나이쯤 되었을 때,

살고 있는 모습이라 생각을 하며 살기로 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현재의 나를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지금 어떠한 삶을 살고 있는가?

과연 지금 나는 행복할까?


나는 우리 딸이 행복했으면 좋겠는데,

지금 내가 행복하지 않다면,

나와 같은 삶을 살게 될 미래의 우리 딸이

행복하지 않게 되는 것이 아닐까?


현재 내가 먹고 있는 이 음식을 미래의 딸아이가

즐겨 먹는 음식이라 생각하면서 먹게 되고,

지금 보내고 있는 내 시간과 감정들이 미래의

딸아이가 보내는 시간이라 생각하니 더 열심히

살고 싶어 진다.

더 행복하고 싶어 진다.     


현재의 나의 삶이 인생의 연장선이든,

쉼표이든 지금 이 시간을 어영부영 보낼 수 없다.


미래를 불안해하고, 과거를 후회하면서

현재의 행복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시간들이

미래의 우리 딸이 살 인생이다.


우리 딸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행복하게 잘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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