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품은 열 달

아빠와 엄마가 서 있을게

by 자씨


사랑하는 아들아!


너를 품은 열 달 동안

너를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앞으로의 그 어느 때보다 함께 했었구나 우리는.


너의 첫 번째 이름은 "사랑이"였어.

사랑을 많이 받고

더 큰 사랑 베푸는 사람이 되었으면 해서

아빠와 엄마는 너를 "사랑아~"하고 불렀단다.


그런데 너를 만나서 "사랑아~"라고 불러보니,

너는 너무나 듬직한 남자아이 같아서

왠지 사랑이라는 이름이 아주 썩 어울리지는 않았어.

인상도 팍 쓰고 말이야.


예상치 못한 재미였단다.

그래서 얼른 진짜 이름 지어줘야겠다~ 했지.


엄마는 한 달에 한번 정도 병원에 가서

네가 잘 놀고 있는지,

얼마나 자랐는지 확인해보고는 했어.


기분 좋은 너를 만나려고

가기 전에는 초코 우유나 초콜릿을 먹기도 했어.


병원에 앉아서 엄마 차례를 기다리던 그 시간 동안은

1시간도 길지 않게 느껴졌던 것 같다.


설레고 행복했거든.


항상 같이 있으면서

너를 만나러 온다고 생각하는 것도

참 웃기다 생각하면서 말이야.


너는 그렇게 아빠, 엄마 사랑 먹고

무럭무럭 자라서

예쁘고 건강하게 태어났단다.


언제나 너의 앞에

항상 너의 옆에

언제까지나 너의 뒤에


아빠와 엄마가 서 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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