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존재
사랑하는 아들아!
점점 피어오르는
이 감정이 모성애인가보다.
너를 만나기 전
단단하고 충분했던 나는
너를 만나기 위해
그렇게 달려온 것인 듯 느껴진다니
이런 내가 신기하다.
막 태어났을 때는
품에 안아도 울음을 그치지 못했던 네가
품에 안기면 울음을 그치는 걸 보니
오늘은 감회가 새롭다.
나도 너도
서로의 존재가 익숙해졌나보다.
이 곳은 편안한 곳이라는 듯
방금까지 울었던 건 생각도 안날정도로
편온하게 숨을 쌕쌕거리는 너가
너무 소중하고 사랑스러워.
오늘 너가 잠든 사이 나도 옆 쇼파에 누워
여느때처럼 핸드폰으로 이것저것 구경하며
잠깐 예전의 나로 존재했다가,
핸드폰 너머 시야에 들어온 너의 침대를 보고
정말 저 속에 나의 아기가 있나 새삼 신기해서
자리에서 일어나 자고있는 너의 얼굴을 한참 봤어.
부모로서의 삶을 무엇과도 바꾸지 않는다는
많은 부모님들의 삶을 보며 존경해왔었는데,
편안히 잠든 너의 모습을 보니
진정 그 삶의 가치를 이해하게 된다.
지금은 내 품에 안겨
잠들어있는 우리 아가야.
침대에 내려놓으면 잠시 후 다시 깨서 울며
나의 모든 것을 멈추게 하겠지만
그 또한 사랑스러운 존재야.
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