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종류의 선택지
등교시간 30분 전, 아침밥을 먹으며 유튜브 영상이 보고 싶던 아들이 혼잣말을 합니다. 나도 어른이 되면 좋겠다고, 엄마는 왜 나 하고 싶은 건 못하게 하고 엄마가 하라는 것을 해야 하느냐고 묻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여덟 살 아들이 하고 싶은 것과 지금 당장 해야만 하는 것이 상충되는 순간입니다.
학교에서 공부하고 오는데 왜 집에서까지 수학문제를 풀고 국어를 또 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도, 합니다. 엄마와 함께하는 시간에 대해 이미 납득한 줄 알았건만, 책상 앞에 앉아있음이 책을 펴기도 전에 불편해진 아이입니다. 어떤 표현을 써가며 어느 정도의 깊이로 대화를 나누어야 하나, 곰곰이 재차 생각을 해 봅니다.
어찌 보면 비단 아들의 주장만이 아니다 싶었습니다. 초등학생을 넘어 청소년 학생들 그리고 성인이라 불리는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구분하기 어려운 문제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하고 싶은 일 그리고 해야만 하는 일. 이 두 가지는 우리 인생에 있어서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선택지입니다. 매 순간마다, 매일같이 에너지가 소요되는 고민이지요. 푹신한 침대 위에서 눈을 뜰 때부터, 더 자고 싶다 VS 당장에 일어나야 한다를 시작으로 말이지요. 세상에는 하고 싶은 일이 참 많습니다. 그리고 해야만 하는 일들도 못지않게 많고요. 그럴 때는 과연 무엇이 먼저인 걸 까요? 학생인 아들의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보겠습니다.
영상이 보고 싶다 : 하고 싶은 일이고요.
등교준비를 해야 한다 : 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또 다른 예시로,
게임이 하고 싶다 : 하고 싶은 일 일 테고요.
숙제를 해야 한다 : 해야만 하는 일이겠지요.
부모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우선순위는 '해야만 하는 일'이 분명할 겁니다. 그런데, 당장의 즐거움을 원하는 상대방의 입장도 십분 이해가 갈 겁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학생인 우리 아이들에게 이렇게 답을 해 주면 어떨까 싶습니다.
'지금 당장 해야만 하는 일을 하면, 나중에 하고 싶은 일을 할 수가 있어. 그런데 지금 당장에 하고 싶은 일만을 하게 되면, 어른이 되어서는 하고 싶은 일은 못하고 해야만 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갈 거야'라고요.
학생의 본분을 갖고 있는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이라 불리는 스스로에게 대입해 보니, 그 결론은 같았습니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만 하는 일의 구분은 언제나 필요합니다. 그리고 해야만 하는 일을 하고 싶은 일에 양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면, 해야만 하는 일을 하면 됩니다.
그나저나, 아들에게는 아침 먹고 등교 준비까지 모두 완료되면 보고픈 만큼 영상 맘껏 봐도 좋다,라고 답해주었네요. 시간이 많이 없다며 칭얼거리긴 했지만 그래도 해야 할 일들을 모두 마치고서야 탭을 켜고 유튜브를 켜네요.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하며 검색하는 모습이 위퐁당당 호기롭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