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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석호 Jul 13. 2023

습작의 집

시집 <밥이 나를 먹는다> 수록

식탁에 낱말 쌓이면

밥에 넣어 비벼보기도

찌개에 넣어 끓여보기도 한다

그런 날 많아지면서

밥이 나를 먹고 있다


가끔씩

문장을 설거지하고 싶다는 생각 들 때

고여 있는 나를 틀면

울음 먼저 쏟아진다


빨래를 쓴다

마음의 속옷에 물든 풀물 같은

지워지지 않는

지우고 싶지도 않은


써지지 않는 집의 입술

툭툭 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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