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영혼과 기억을 사로잡아
SF멜로 연재소설 《다시, 만나러 갑니다.》
수현은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음을 실감했다. 병원의 흰 벽이 무심하게 그녀를 둘러싸고 있을 때, 삶의 끝자락에 서 있는 자신의 존재가 얼마나 덧없는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그녀에게는 하나의 목표가 있었다.》 남편의 기억을 되살리는 것. 그 기억을 온전히 사이보그의 몸에 담아내는 것. 그렇게 해서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하는 것.
기술자들이 사이보그의 금속 몸체를 조정할 때마다, 아내는 항상 그 곁에서 그 과정을 지켜보았다. 마치 심장이 멎은 환자를 살려내는 외과의사 같았다. 그녀는 매번 물었다. 「잘 되고 있는 건가요? 그가... 그가 예전 그대로 돌아올 수 있는 건가요?」
기술자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모든 기억은 시간과 정밀함이 필요합니다. 모든 게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최대한 복원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첫 번째 업로딩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남편의 웃음소리는 부자연스러웠고, 그의 목소리는 어딘가 달라 보였다. 아내는 그걸 들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가 아니에요... 이건 그가 아니에요.」 그녀의 목소리는 희미하고, 아프게 떨렸다.
기술자는 아내의 손을 잡고 말했다. 「조금만 더 시간을 주세요. 기억이 온전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려요. 그도 돌아올 거예요.」
《시간은 계속해서 흐르고, 아내는 점점 더 약해졌다. 몸은 그녀의 의지를 따라주지 않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그녀의 삶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녀는 침대에 누워 피곤한 눈으로 천장을 바라보며 남편과의 지난 시간을 떠올렸다. 그가 처음 그녀에게 고백했을 때의 떨림, 함께 보낸 모든 작은 순간들이 기억의 파편처럼 그녀를 감쌌다. 그리고 그녀는 《그 기억이 단지 그녀의 것이 아닌, 남편의 것이 되기를 바랐다. 그렇게 그가 영원히 그 순간들을 간직해 주기를….》
그리고 마침내, 남편의 업로딩이 성공적으로 완료되었다. 그가 사이보그의 몸을 입고 눈을 떴을 때, 아내는 눈물이 가득 찬 채로 그 앞에 서 있었다. 남편의 차가운 금속 손이 그녀의 손을 덮었을 때, 그 차가움이 오히려 안도감으로 다가왔다.
남편은 천천히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기억해, 우리가 함께했던 그 모든 시간들... 나는 아직도 그 순간들을 기억해. 네가 웃을 때, 내가 네 곁에 있을 때, 모든 게 그대로야.」
아내는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정말 네가 맞는 거지? 나를 기억하는 거야? 우리의 집, 그 따뜻했던 저녁들... 그리고 그때 우리가 처음 만났던 순간까지…?》」
남편은 조용히 미소 지었다. 「그래, 모든 게 기억나. 우리 집 창문 너머로 보이던 노을, 네가 좋아하던 커피 향, 그리고 네가 내게 처음 건넨 그 말까지도. 너는 언제나 내게 특별했어.」
아내는 그의 눈을 바라보며 작은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면 됐어…. 이제 난 마음 놓고 떠날 수 있을 것 같아. 네가 나를 기억하고, 우리의 사랑을 기억한다면…. 그걸로 충분해.」
남편은 그녀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네가 떠나도, 나는 여기에 있을게. 우리의 모든 기억을 간직한 채로. 너와 함께한 모든 순간을 잊지 않고, 영원히 살아갈게. 너와 함께한 이 모든 순간을, 하나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살아갈게. 너는 나의 일부니까, 네가 어디에 있든지 나는 네 안에 살아있을 거야.」
아내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다. 그녀의 시선이 약간 흐릿해졌지만, 그의 얼굴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너와 함께했던 모든 시간들이…. 나에게는 최고의 선물이었어. 네가 나를 사랑해 줘서 정말 고마웠어.」
남편은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 맞추며 속삭였다.
「너는 나의 모든 순간이었어. 네가 있어 지금의 내가 있는 거야. 나는 너를 영원히 기억할 거야. 그러니까 이제는 편히 쉬어도 돼.」
그녀는 마지막 숨을 들이쉬며, 그의 차가운 손길을 느꼈다. 그리고 그 안에서 그녀는 평화를 찾았다. 이제 그녀의 사랑은 영원히 그의 기억 속에서 살아갈 것이었다. 그녀의 마지막 미소는 그의 손길에 남아, 그가 앞으로 나아갈 모든 시간 속에 자리 잡았다.
남편은 그녀가 조용히 숨을 거두는 것을 느끼며 한동안 그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시간이 멈춘 듯한 순간이었다. 그녀의 마지막 숨결과 그 미소가 자신의 기억 속에서 절대 지워지지 않으리란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는 그녀와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그녀의 사랑을 영원히 간직하기로.
「《나는 네가 여기 있었음을, 네가 나와 함께했음을, 영원히 기억할 거야.》 그는 조용히 속삭였다. 그리고 창밖을 바라보며 그녀와 함께 보았던 《 노을을 떠올렸다.》 그 노을은 마치 그녀가 여전히 그의 곁에 있는 것처럼 《 따뜻하고 아름다웠다.》 이제 그의 삶은 그녀의 기억으로 가득 차 있고, 그녀의 사랑은 영원히 그와 함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