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자국

뚱뚱한 패딩을 입고 산책을 나섰다.

by 말랑루나 Mar 05. 2025

자국


2025.03.05.Wed.



뚱뚱한 패딩을 입고 산책을 나섰다.

자그마한 눈송이들이 뚱뚱한 패딩에 달려들어

퉁- 튕겨나간다.

봄이 왔는데 잿빛 하늘이 자꾸 눈송이를 뱉어낸다.

바닥은 하얗다.

뿌욱- 걸음을 옮길 때마다 웃긴 소리가 난다.

원래도 조용한 동네지만 오늘 아침은 더 고요하다.

자전거가 그어 놓은 적당히 두꺼운 직선들,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발자국들.

누군가가 남긴 흔적을 바라보며

내 인생을 스쳐 지나간 이들을 떠올린다.

가슴 중앙에서부터 왠지 모를 서글픔이

둥그렇게 퍼져 오른다.





illustrator : 말랑루나 / mallangluna


instagram @ mallangluna


이전 13화 Masco jazz & coffee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