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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뚱한 패딩을 입고 산책을 나섰다.
2025.03.05.Wed.
뚱뚱한 패딩을 입고 산책을 나섰다.
자그마한 눈송이들이 뚱뚱한 패딩에 달려들어
퉁- 튕겨나간다.
봄이 왔는데 잿빛 하늘이 자꾸 눈송이를 뱉어낸다.
바닥은 하얗다.
뿌욱- 걸음을 옮길 때마다 웃긴 소리가 난다.
원래도 조용한 동네지만 오늘 아침은 더 고요하다.
자전거가 그어 놓은 적당히 두꺼운 직선들,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발자국들.
누군가가 남긴 흔적을 바라보며
내 인생을 스쳐 지나간 이들을 떠올린다.
가슴 중앙에서부터 왠지 모를 서글픔이
둥그렇게 퍼져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