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힌다는 것
퇴사하기 전 많은 고민들을 한다고 한다. 무엇을 할 것인가? 내가 하고 싶은 건 무엇인가? 어떤 삶을 살 것인가. 뭐 다 같은 말이다. 결론은 뭘로 먹고살지 일 것이다. 하지만 난 그것보다는 잊힌다는 게 가장 걱정되었다. 한 직장에서 17년을 일하다 보면 많은 퇴사자를 보게 된다. 초기에는 그들이 떠난 간다는 게 아쉽고 그들이 생각났지만 차차 그들이 잊히고 회사에서의 그들의 흔적은 사라지고 없었다. 그런 게 나도 고민이었다. 17년간 바친 나의 인생이 담긴 곳인데 먼저 떠난 이들처럼 나도 잊히는 게 아닌가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이번에 퇴사를 준비하면서 내게 관계 상실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는 걸 알았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맺은 인연들에게 내가 잊힌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퇴사를 결정하고 준비할 때 가장 마지막까지 나를 괴롭힌 두려움이다.
물론 안다. 이별의 상처를 시간이 치료해주는 게 자연스러운 것처럼 시간이 지나면 뭐든지 변하고 희미해진다는 것을. 하지만 어쩌겠는가 나약한 인간인걸. 여전히 난 그 두려움과 싸우고 있지만 아무래도 아직까지 내가 급한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췟 뭐가 그렇게 급한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