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어려운 건 타이밍이다.

by Bullee

퇴사 전까지는 단풍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냥 계절 변화에 따른 자연현상 정도랄까? 그래서인지 딱히 단풍 구경을 간 적은 없다. 출퇴근할 때 혹은 점심시간에 회사 밖을 나가서 간혹 마주치는 단풍나무가 있고, 지방 출장 때 만나는 산이 있어서 굳이 날 잡아서 단풍을 보러 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어제 근처 산을 다녀왔다. 산이라기보다는 숲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낮은 산이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숲의 색이 조금씩 변해가고 있었다. 아직은 단풍 절정 시기가 안돼서 그런지 진하게 든 게 별로 없었다.

걷는 데 아내가 그랬다. ‘어릴 때 단풍 시기가 안 맞았을 때 보면 그냥 다음에 보면 되지라고 무심히 지나친 적이 많은 것 같아’ ‘그때는 몰랐어. 단풍이 절정일 때 맞춰서 보는 게 얼마나 어려운 건지’ ‘어린 사람들에게 이런 인생의 지혜를 알려주고 싶지만 어렵겠지?’

비단 시기에 관한 지혜가 단풍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인생에 있어 선택의 순간이 오고 가장 중요한 건 아마 타이밍일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적정한 때를 고를 수는 없다. 그 시기를 누군가 대신 선택해 줄 수는 없다. 오롯이 자기 선택이고 그 결과도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


인생의 타이밍은 경험에서 배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타이밍을 알기 위해 강연을 듣고 책을 읽는 거 아니겠는가? 난 책보다는 경험에서 얻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일단 해보자가 내 삶의 테마이다. 일단 해보면 지금 타이밍이 맞는지 아닌지 스스로 알게 된다. 조금 젊을 때 퇴사를 한 것도 생각보다 나쁜 타이밍은 아닌 것 같다.


간혹 답답함에 상대방의 타이밍에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용기를 주거나 정보를 주는 데서 그쳐야지 혹시라도 강요하거나 관여하게 된다면 그 책임을 대신 져야 할 것이다. 요즘 ‘꼰대’라는 말이 방송에서 많이 나온다. 나도 조금 어릴 때는 어른들의 말이 싫었다. 이래라저래라 내 인생에 관여하는 것 같아서 말이다. 물론 지금도 어른들의 말에 그다지 집중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예전처럼 마냥 다 흘려듣는 건 아니고 쓸 만한 말은 취하려고 한다. 물론 쓸 만한 말을 고르는 것도 경험에서 배우기 마련이지만.


올해는 꽤 여유가 돼서 단풍 구경을 가보기로 했다. 마침 근처에 단풍으로 유명한 산이 있어서 가장 예쁠 때 맞춰서 가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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