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유튜브에서 '에일린 mind yoga' 님의 사랑스러운 사람이 되는 법 명상 가이드를 들었다.
14분짜리.
좋았다.
'지금 나를 사랑하지 않아 마음이 괴로운 사람을 떠올려 보세요' 라는 말이 나왔을 때
내 머릿 속에 떠오른 건 그가 아니었다.
그를 떠올려보기도 하였으나, 그는 이미 나를 사랑하고 있었다.
사랑 받고 있음을 깨달았다.
사랑 받고 있는데 뭐가 문제지? 의아했다.
"이 사랑이 얼마나 가겠어."
그 마음이 문제였다.
'지금 나를 사랑하지 않아 마음이 괴로운 사람'은 그가 아니라 나 자신이었다.
누구보다 나를 사랑하고 싶어 하지만, 여전히 불안해하는 나.
두려워하는 나.
결국 오늘도 나는 나와 마주한 채 명상을 이어나갔다.
'나는 너를 조건없이 사랑해.'
가이드에 나오는 대로 따라 말했다.
그와 나의 얼굴을 번갈아 떠올려보았다.
그를 조건없이 사랑하는 것이 오히려 쉬웠다.
나 자신을 조건없이 사랑한다고 생각하니 저항이 느껴졌다.
스스로에게 얼마나 많은 조건을 부여하고 있었는지 깨달았다.
지금 이대로는 사랑할 수 없는걸까?
없는 건 아니지만 내가 그러지 않기로 마음 먹었던 것이었다.
너가 이 정도가 되면, 그때 사랑받을 수 있을 거야.
스스로 부여한 조건이 많기도 했다.
'나는 네가 행복하면 좋겠어.'
그것 역시 그의 얼굴에 대고 말하는 것은 쉬웠다.
그런데 내 얼굴에 대고 말하기는 비교적 쉽지 않았다.
내가 행복하려면 앞서 부여했던 조건들을 없애면 되는데
나는 그 조건들에 집착하고 있었다.
조건을 놓아줄 수 없어서 나의 행복을 바랄 수 없었다.
'나는 네가 괴롭더라도 조건을 달성하면 좋겠어.'
이때껏 나는 스스로에게 그렇게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조건을 부여할수록 지금의 나는 점점 작아지고 쪼그라든다.
그러니 사랑 받으면서도 불안하다.
이미 사랑받고 있었는데도 그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조건부 사랑은 언제나 자신을 비참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왜 나는 조건을 놓을 수 없을까.
봐, 조건을 달성하지 않아도 사랑받고 있잖아.
지금을 즐겨.
속삭여보아도 좀처럼 마음이 달라지지 않는다.
아주 굳건한 녀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