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INNER SPARK 16화

행운의 또 다른 이름 '초연'

-끌어당김 법칙의 끝판왕-

by INNER SPARK

갑자기 아침에 출근복을 입는데, 머릿속에서 경쾌한 ‘팅’하는 맑은 부딪침 소리와 함께, 이런 생각이 떠오른다.

“쉽게 될 거야. 못될게 뭐야. 쉽게 돼”

그런 생각과 함께 내가 그동안 공들여 변호해 온 사건이 생각났다. 네 사람이 관련된 일이고, 모두가 다 잘돼야 하는 사건이다. 그 사건은 중요한 사건이라 직접 챙겼다. 그래서 내가 제일 잘 안다.

사실관계와 기존 판례를 종합해 보면, 우리가 원하는 '무혐의'라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할 수도 있다. 담당수사관 역시 우리에게 불리한 생각을 갖고 있음을 은연중에 피력했다.

사건 관련자 4명은 나와 친분관계가 남달랐다. 몇 사람과는 가족들도 알고 있는 사이다. 사건이 잘못되면 징역 몇 년씩은 각오해야 한다. 그 가족들의 얼굴이 수시로 떠올라 부담감이 더해진다.

사건이 잘 돼야 한다는 생각에 사건기록을 수십 번 들여다보고 해답이 될 만한 것을 찾고 또 찾았다. 그런 날이 계속되던 어느 순간. 나는 문득 깨달았다.


아, 내가 이 사건에 ‘집착’하고 있구나!

사건 결과를 좋게 가져오는 것에 대한 시각화를 하긴 했는데, 너무 힘들여 억지로 한 느낌도 있다.

의뢰인들이 나에게 전화해서 ‘변호사님, 덕분에 사건 잘 해결됐어요. 역시 대단하십니다. 감사합니다!’라는 전화를 받는 상상을 했다. 그것도 생생하게. 그런데, 마음 한편에 ‘이 사건 잘못되면 안 되는데...’라는 마음이 가시질 않았다.

사람일이라는 게 내가 목표하고 계획한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또다시 결과를 만들어 내려는 '집착'을 하고 있었다. 끌어당김이란 게 억지로 되는 게 아니다. 끌어당김은 내려놓기를 전제로 한다.

나는 초연하기로 마음먹었다. 결과를 떠나 생각하기로 했다.




우리가 어떤 일에 집착하게 된다는 것은 두려움, 절망, 좌절 같은 것에 갇혀있다는 의미다.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어야 안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삶은 정말 불확실한 것으로 가득 차 있어서 목표로 가는 과정에 어떤 요동치는 것들이 있을지 알 수가 없다.


불확실하다는 것은 어찌 보면 불안전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래서 모두가 확실한 것만 찾는다. 그런데 생각의 각도를 조금만 틀어서 보면, 아름답고, 유쾌한 결과들은 내가 계획하지 않았을 때 많이 찾아왔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의미와 같다. 즉 모든 결과에 대해 수용하겠다는 의지이다.


결과에 대해서 초연해야 한다고 해서, 목표나 계획을 세우면 안 된다는 말은 아니다. '목표를 세우고 계획을 세우되, 결과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리고 그 과정이 계획과 달리 일어나도 유연성을 갖고 인내하는 것이다. 현실세계에서 상상한 것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하되, 결과에 대한 기대는 내려놓아야 한다.


결과에 연연하는 마음은 자신이 끌어당긴 것을 막는 결과가 된다. 우리가 손에 물이나 모래를 쥘 때 꽉 쥐게 되면 그것들은 이내 빠져나가버린다.


창조자로서의 삶을 사는 사람은 자신이 온전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바라는 결과가 일어나는지 않는지에 관심을 갖지 않게 된다. 그런 사람 앞에는 기대보다 훤씬 높은 차원의 삶이 펼쳐진다.


여전히 목표를 설정하되, 현재 상태(미달성상태)와 완성된 목표(달성상태) 사이에 무한한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믿으면 된다.


이렇게 생각하게 되면, 살면서 만나는 모든 문제들은 나를 괴롭히는 문제가 아닌 기회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내가 의도하지 않은 일들이 발생하기 때문에 혼란의 과정이 생길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우연한 해결책에 도달하게 된다.


이것은 행운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렇게 그 사건에 대해 초연한 상태로 몇 개월이 흘렀을까?

어느 날 아침 갑자기 위 첫 문장에서 말한 바와 같이 머릿속에서 경쾌한 ‘팅’하는 소리와 함께 ‘쉽게 될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직감적으로 그 사건에 대한 대답이 현실세계에 곧 도달하리라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표현하지 않았다. 그저 초연으로 일관했다.

그날 오후 운전하고 있는데, 카톡으로 사건 결과 하나가 배송됐다.


한 직원이 보내온 문자였다.


"변호사님, 그 사건 모두 무혐의 결정 났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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