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아파트 매매가와 스펙 보는 방법
매매를 희망하는 부동산의 형태, 예산, 크기, 그리고 도시까지 정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매물을 찾고 임장을 다녀야 한다. 이미 지어져 있는 집은 집을 볼 수 있지만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는 집이 없으므로 Musterwohnung(모델하우스)를 봐야 하는데, 독일은 한국처럼 평수별로 모델하우스가 없고 1-2채의 예시만 개방한다. 집 구조나 평수는 다를 수 있지만 건축자재는 같으므로 집의 퀄리티에 초첨을 맞춰보고 매매할 집의 모습을 추측할 수 있다.
어떤 형태로 집을 구매하든 집의 스펙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한국과 달라서 헷갈릴 수 있는 부분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았다.
# 집의 형태
본 연재 1편에서 다루었던 부분이다. Haus는 단독주택, Doppelhälfte는 반단독주택 그리고 Wohnung은 독일식 아파트에 해당한다. 자세한 정보는 1편에서 보실 수 있다.
# 매매가
아래 매물은 25평짜리 신축 아파트로 매매가는 499,900유로(6억 9천만 원)라고 되어있다. 독일 부동산 매매가에서 첫 페이지에 명시된 금액은 최종금액이 아닌 출발가격이다. 즉, 여기에는 주차장, 부동산 복비, 세금 등 부대비용이 전부 포함되어있지 않다.
독일 주택 및 아파트는 보통 지정 주차제이므로 주차장을 따로 구매해야 하며, 자차가 없더라도 의무적으로 구매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구축아파트는 집 앞 도로주차도 많지만 최근 지어지는 신축은 90% 이상 지정주차제다. 이 매물의 주차장 가격은 24900유로(3480만 원)이다.
집 값+주차장= 524,800유로(약 7억 3500만 원)가 이 부동산의 최종 가격이자, 대출을 받을 경우 은행 심사대상 금액이다. 그러나 수수료나 세금은 주차장을 빼고 계산한다.
# 부동산 수수료 및 취득세
독일의 부동산 중개수수료(Maklerprovision)는 부동산 가격(주차장 제외)의 3.2%~7.14%이며 주마다, 부동산마다 다르다. 위 매물은 헤센 주에 있고 헤센의 부동산 수수료는 평균 3.24%이므로 계산해 보면 다음과 같다. 복비만 연봉 맞먹을 기세다. 단, 신축 분양아파트는 건축사와 직계약을 하므로 중개수수료가 없다.
499,900 x 3.24% = 16,196유로(2200만 원)
다음으로 취득세(Grunderwerbsteuer)가 붙는다. 취득세는 2023년 기준으로 매매가의 5~6.5%이다 (출처=immoverkauf24). 헤센주의 취득세는 6%이므로 다음과 같다.
499,900 x 6% =29,994유로(4190만 원)
# 공증 및 등록비
공증비용(Notar)은 1.5%, 등기부등록비(Grundbuchkosten)는 0.5%이다. 두 가지는 주와 상관없이 일률 적용된다. 공증인은 부동산 전문 변호사로, 구매계약 서명 전 모든 법률조언 및 토지대장 기재를 담당하고, 취득세를 세무서에 요청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 그래서 매매계약서도 부동산이 아닌 공증사무소에서 쓴다.
공증비: 499,900 x 1.5% = 7499유로(1050만 원)
등록비: 499,900 x 0.5% = 2500유로(350만 원)
* 앞서 언급한 모든 금액을 합치면 이 아파트를 소유하기 위한 최종 금액이 나온다.
집값: 7억 3500 + 주차장: 3480 + 부동산 수수료: 2200 + 취득세: 4190 + 공증비: 1050 + 등록비: 2500 = 8억 6920만 원이다. 신축분양은 부동산 수수료가 빠지므로 8억 4720만 원이 된다.
*매매가를 제외한 부대비용은 모두 현금으로 내야 하므로, 계약서를 쓸 시기에 매매가의 최소 10%는 현금으로 들고 있어야 한다.
# 집의 스펙
가장 먼저 언급해야 할 부분은 주방이다. 독일 집에는 주방이 없으며 매매가에 미포함이다. 따라서, 주방 딸린 집을 구매한다면 모르지만 신축을 분양받으면 주방비용(500~2500만 원 이상)도 생각해야 한다. 그 외에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은 다음과 같다.
- EG(Erdgeschoss): 땅층. 한국식 1층이다.
- DG(Dachgeschoss): 꼭대기층
- Penthaus: 아파트 꼭대기층이면서 발코니가 특히 크거나 전망이 좋은 집이다.
- Zimmer: 방의 개수다. 독일은 거실도 개수에 들어가므로, 2 Zimmer 아파트라면 방이 1개인 집이다.
- Wohnfläche: 거주자가 단독으로 사용하는 전용면적이다. 꼭대기층이고 지붕이 기울어져 있는 집의 경우, 천장 높이가 1m 이하이면 그 아래 바닥은 면적에 넣지 않는다. 2m 이하이면 50% 만 계산한다. 발코니나 테라스는 25%로 계산된다.
독일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층수는 중간층이지만, 한국에 비해 1층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 집 앞 테라스나 잔디밭을 자유롭게 쓸 수 있기 때문이다(자기 집 경계까지). 소음에 민감하거나 발코니를 잘 쓴다면 꼭대기층이 알맞다. 최근 지어지는 신축은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1층과 꼭대기층의 가격을 높게 책정한다. 그러나 구축 아파트라면 단열이나 보안에 취약하다는 이유로 여전히 다른 층보다 저렴한 편이다.
# 건축정보 및 에너지 효율등급
건축정보는 신축이라면 완공 후 제공된다. 아래는 2011년에 지어진 12년 된 아파트의 예시다. 이 정보를 통해 건물의 상태, 리모델링, 난방을 얼마나 해야 할지 예측해 볼 수 있다.
- Baujahr: 최초 건축 연도로 건물이 세워진 시기
- Objektzustand: 매물의 상태
- Heizungsart: 난방방식 (예시는 중앙난방)
- Wesentliche Energieträger: 주 에너지공급원 (예시는 가스)
- Energieausweis: 에너지 증명서
- Endenergiebedarf: 난방 및 온수에 드는 에너지양 (예시는 제곱미터 당 49 kWh)
건축사나 집주인은 매매인 혹은 세입자가 요청 시 에너지증명서를 의무제공해야 한다. 증명서에는 A부터 H까지 알파벳 등급이 적혀있는데, A에 가까울수록 에너지효율이 좋고 따뜻한 집이다. 한국인 기준으로 C이하의 집은 춥다고 느껴지므로 적어도 B이상으로 가는 게 좋다. F등급 집에 살다가 얼어 죽을 뻔 한 경험이 있다. 신축 아파트는 법적기준에 맞춰 짓게 되는데, 보통 A-B 등급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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