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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파,벽돌책] 1.황금종이-조정래(2일차)

월세 4배 올려 받기, 이복동생도 동생이냐

by oh오마주 Jan 03. 2024

파트 설명


'1. '일기' 파트는 작가가 하는 말 중에 내 가슴에 꽂힌 몇 구절, 문단이다. 노트에 기입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손으로 쓰는 문장은 머릿속에 박히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즐겼던 공부 방법이기도 했다. 하지만, 무리해서 손을 쓰기에는 손목과 손가락이 하는 일이 많다.(돈 벌어야지, 책도 산다.)


'2. 'omg'Oh_hoMmage_oriGinal이다. 아주 짧게 작가가 쓴 글을 보고 나의 생각과 감정에 연결시킨다.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고 싶었다. 인간의 창작은 한계가 있다. '나'의 생각에 '작가의 생각'이 부분적으로 스며드는 것이 신기했다. 다르더라도 비교하며 즐기는 시간이 매우 즐거웠다. 독보적인 표현에는 감탄과 존경, 오마주가 있었다. 소설을 따라가면서도 멀리서 관망하기도 하고, 가까이서 등장인물의 감정에 휘말리기도 했다. 글을 읽는 모든 사람에도 그 순간을 선물할 수 있기를.


1. 일기



[3] 월세 4배 올려 받기


105쪽 : "어여 어여 돈 벌어 부자 되라구. 부부가 이렇게 뜻 잘 맞춰가면서 열성으로 하면 곧 잘살게 되지. 암, 되구말구." 할머니는 정겹게 웃으며 이런 덕담도 잊지 않았다.

그렇게 인정스럽고 사리에 밝았던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건물에 세 들어 있던 사람들은 모두 긴장했다.


106쪽 : 그러니 밥장사란 단골 버리고 딴 곳으로 옮길 수가 없는 사업이었다.


121쪽 : 이태하는 월세를 4배로 올려 받으려고 하는 건물주의 탐욕을 다시 생각하고 있었다. 아무리 돈이 좋다지만 그렇게도 무도한 욕심을 부리다니..., 처벌법이 없어서 그렇지 그 무도함이 바로 죄였다.

'돈..., 돈..., 돈은 무엇인가....'


123쪽 : 민변은 처음 51명이 발족시켰다. '민주 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그런데 30년을 넘기며 그 수가 1천2백여 명으로 불어나 있었다. 현실을 모르는 철없고 정신없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다는 것은 기적 같은 일이었다. 그들이 서로서로를 받쳐주고 가려주는 둔덕이 되고 울타리가 되는 것을 느끼며 이태하는 나날을 버티어갈 수 있는 보람과 의미와 힘을 얻고 있다.



[4] 이복동생도 동생이냐


131쪽 : 아버지는 40년이 넘도록 이 비밀을 간직한 채 어머니를 속였고, 그 종이쪽(각서) 한 장을 없애지 않고 떠나 어머니를 죽인 것이었다.


134쪽 : 최민제는 다시 편지로 시선을 돌렸다. 편지는 이상하게 여러 가지로 신경을 자극하고 있었다.  우선 그 길이가 문제였다. 사연이 많다고는 하지만, 편지를 그렇게 길게 쓸 수 있다는 것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능력이었다.-중략- 그자는 제대로 배운 것이 분명했다.


135쪽 : 그다음 신경 쓰이는 것이 글씨였다. 워드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 그자는 굳이 손글씨로 편지를 써 보낸 것이었다.-중략- 컴퓨터가 없을 정도로 가난해서일까?

-중략-일주일의 시한을 딱 정해 놓고. 아주 악랄하고, 배짱도 보통이 아닌 놈이었다.


141~142쪽 : 그 짧은 순간 최민제는 가슴이 섬뜩해지는 걸 느꼈다. 그 사내의 얼굴에서 확 끼쳐온 것은 너무 뚜렷한 아버지의 인상이었다. 그리고 한눈에 포착되는 미남의 생김새.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그 뜻밖의 상황에 부딪히며 그는 몹시 기분이 상하고 있었다.


151쪽 : "그 사람은 운동권 처녀성을 지금까지도 지니고 있는 사람이야."


155쪽 : "응. 나도 돈 좋아해. 다만 노예로 지배당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거지."

"노예로 지배당해?"

"응, 생존을 지탱해 나아가는 데 돈은 소중한 것이지만 너무 욕심부려 그것의 노예는 되지 말자 하고 사는 거지."

"허 참, 별소리 다 듣겠구먼. 그럼 저 같은 속물은 그만 물러가겠나이다."





1) 받은 것은 되돌려주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이다.


 자영업자의 이야기라 더욱 흥미로웠다. 일방향 작은 도로를 두고, 아파트 단지와 상가, 빌라 단지와 상가로 나뉜다. 그 길목에 우리 가게가 있다. 꽤 높은 건물이다. 건물주 부부 내외와 자식들은 전부 선생님이시거나 선생님이셨다. 그래서 가족 모두를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선생님은 평생의 호칭이라는데, 진심이 우러나올 때가 있다. 우리 아이에게 열심히 인사만 시켰을 뿐인데, 여러모로 아이의 안위를 챙겨주신다.(가끔 용돈도 주신다.) '눈빛이 총명하다, 잘 돼라.'라는 말을 잊지 않으신다. 그 마음이 하도 고마워, '돈'이 아닌 것들로 되돌려 주고 싶은데, 항상 손사래치며 말했다. 마치 소설 속의 어머님처럼.


 "젊은 부부가 열심히 하는 게 보기 좋아. 돈 많이 벌어서 얼른 건물 사고, 건물주 되면 똑같이 젊은 사람에게 잘해줘."


받은 것을 베풀며 나누라고. 이게 진정한 여유인가, 부럽고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부부 내외의 자녀들도 부모의 마음을 배운 것 같았다.




지금은 시집가고, 아기를 낳아 기르고 있는 따님 선생님은 선물을 자주 해줬었다. 건물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취향을 가졌다는 내 입맛을 고려한 맛있는 것을 선물해 줬다. 이미 다 먹었지만, 몇 년째 이렇게 부엌 한편에 붙여 놓고 자주 본다. 음식 맛은 잊혀도 선의와 응원은 절대 잊지 못한다.


 '월세 4배 올려 받기'를 보면서 혀를 끌끌 찼다. 받은 것을 꼭 돌려받았으면 했다.


2) 아버지가 유산과 동생을 남기셨다.


그가 머리를 아파하면서, 동생의 존재를 확인한다. '아버지와 배우인 내연녀의 합작품', 그보다 키가 크고 얼굴이 잘생겼으며, 꼼꼼하다. 거기다가 영리하다. 많은 생각과 이성적인 판단이 오가며, 빠른 결단을 한다. 조각가와 같이 절묘한 차이를 내며, 계획하는 그의 성격은 타고난 사업가 재질일지 모른다. 사람의 장단점이 언제나 양면이라는 생각을 했다.


너무 궁금해서 내일 볼 부분의 제목과 첫 줄을 봤는데, 아마 이야기가 이렇게 끝나지 않고 결론이 나올 것 같다. 궁금한 이야기지만, 상상하면서 내일을 기약해 본다.










조심스레 어둑해진 달밤의 문 넘어

파란 바다가 나를 기다린다


하얀 파도 일렁이는 나의 어항

손을 모아 꼬리로 만들어

취기에 어려 많이도 흐느적대다


눈이 작아 속끝까지 훑지 못한

못된 생각들 돌덩이에 멈춰선다


시작이 두려운 것은 아마 시작이라서

걱정이 많은 것은 아마도 걱정이라서


당연한 듯, 유영하자


밤은 검고 푸르게 흔들린다

잠들지 않은 바다에서

쉬이 하자, 유영하자.




https://youtu.be/FZezaenXEzY?si=o-wEMfykuXnhnq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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